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을 마친 범한퓨얼셀이 IPO 공모 시장의 침체를 끊어낼 지 관심이 쏠린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수소연료전지 회사로, 주식 시장 여건만 뒷받침된다면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다만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소 2800억 원으로 작지 않은데다 일부 기관 투자가들이 몸 값이 비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범한퓨얼셀은 이날 공모가를 확정 공시한다. 전체 공모 물량의 63.5~70%를 배정한 기관을 대상으로 청약 신청을 받았는데, 수요예측 경쟁률에 따라 공모가를 최종 확정하는 단계다.
범한퓨얼셀이 투자자들에 제시한 공모가 범위는 3만 2200~4만 원으로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800억~3500억 원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범한퓨얼셀에 주목하는 이유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수소 관련 소부장 기업이기 때문이다. 알짜 소부장 기업으로 평가된 지투파워와 가온칩스는 지난 3월과 5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2000대 1을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범한퓨얼셀이 IPO 공모에 흥행하면, 어려운 시장 속에서도 소부장 등 알짜 회사들은 여전히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신호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범한퓨얼셀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하단 기준 2800억 원에 달하고,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지수를 35배로 산정한 점은 다소 부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감각상각 등을 고려하더라도 지난 한해 영업이익 62억 원에 비해 3000억 원 대에 달하는 상장 시가총액은 다소 과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1분기 범한퓨얼셀의 실적은 매출 85억 원, 12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수소연료 관련 기업이라는 점은 분명 장점”이라면서도 “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투자자들의 선호가 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모가 확정 일인 7일 주가에 따라 공모 규모가 확정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지 않은 만큼 주식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이면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이나, 밴드 내에서 충분히 결정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IB 관계자는 “내심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에서 확정하고 싶을 것”이라며 “코스닥 지수가 어느 정도 살아난다면 공모 규모에 욕심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