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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고정형 주담대 나와도…고객 반응 미지근

우리·농협銀 5년 고정·혼합형 판매

기준금리 같지만 가산금리 달라

되레 고정형 대출금리 더 높아져

5년 고정 5.19%·혼합 4.21% 등

운영방식만 다를뿐 이자부담 증가





일부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대출자의 금리 상승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정작 금융 소비자들은 울상이다. 은행들이 고정형 대출 상품마다 가산금리를 다르게 책정해 오히려 변동형 대출과 금리 차가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기일수록 금리 변동 주기가 긴 고정형 대출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지만 상품 운영 방식만 달라졌을 뿐 오히려 높아진 금리에 이자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고정형 주담대를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로 하되 5년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5년 고정형’ 상품과 5년이 지나면 6개월 등 주기로 금리가 바뀌는 ‘5년 혼합형’ 상품이다. 두 상품은 기준금리가 동일하지만 5년이 지난 뒤 금리 변동 주기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언뜻 보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고정형 대출을 고려 중인 대출자들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은행들이 고정형 상품별로 가산금리를 다르게 책정한 탓에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가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금리 인상기에는 금리 변동 주기가 긴 고정형 대출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는 공식이 가산금리 부담에 깨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이날 기준 농협은행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5.19~6.19%로 5년 혼합형(4.21~5.61%)보다 하단이 0.98%포인트, 상단이 0.58%포인트 더 높다. 기준금리가 동일한데도 각각 다른 가산금리 탓에 대출금리가 달라진 것이다. 5년 고정형 가산금리는 2.65%로 5년 혼합형 가산금리(2.07%)보다 0.58%포인트나 더 높다. 농협은행은 5년 고정형이 금리 변동이 더 적다 보니 가산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정형 주담대의 종류만 다양해졌을 뿐 변동형 대출과 금리 차이만 더 벌어져 금리 불확실성이 높은 변동형 대출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농협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49~4.49%로 고정형보다 훨씬 낮다.

그나마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12일부터 고정형 상품을 고민 중인 고객의 이자 부담 경감 차원에서 5년 고정형을 선택할 경우 금리를 0.4%포인트 인하했다. 가산금리는 3%대로 농협은행보다 높지만 우대금리를 높이면서 금리가 낮아진 효과를 냈다. 이날 기준 우리은행의 5년 고정형 대출 우대금리는 2.30%로 5년 혼합형(1.70%)보다 0.4%포인트 더 높다. 5년 고정형 대출금리는 4.39~6.67%로 5년 혼합형 금리(5.01~6.69%)보다 하단이 0.62%포인트, 상단은 0.02%포인트 더 낮다.

전문가들은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보다 눈에 띄게 높아진 만큼 금리 상승기지만 고정형 금리 선택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5대 시중은행의 한 PB는 “물론 상환금을 부담할 여력이 된다면 금리 상승기에는 5년간 안정적으로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고정형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지만 5년 뒤에도 지금처럼 금리 상승세일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해서 5년 주기 주담대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변동형 주담대 이용자는 언제든 중도 상환 수수료 없이 고정형으로 갈아탈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추이와 매달 이자 부담금 등을 고려해 꼼꼼히 비교한 뒤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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