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가 2.9%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기관 중 처음으로 2%대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차질 등이 겹치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발생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WB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지난 1월 발표한 전망치(4.1%)에서 한번에 1.2%포인트 내려잡은 것이다. WB는 △2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급망 교란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WB는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WB는 “긴축 정책에도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여기에 올 초부터 세계 성장이 급격히(sharply) 둔화해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선진국이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며 글로벌 경기 침체와 개발도상국의 금융 위기를 초래했다”라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역별로 보면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직전 전망치보다 1.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미국과 유로 지역이 2.5%, 일본은 1.7%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4%로 직전 전망치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중국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봉쇄 등으로 올해 경제가 4.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전 전망치보다 0.8%포인트 낮춘 것이다.
WB는 “성장 정책과 재정 불안정성 완화,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 지원 등 강제적이고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국제적으로는 저소득층의 백신 접종 지원·부채 경감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