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간 합작 벤처펀드로 유일한 ‘더넥스트유니콘투자조합(넥스트유니콘펀드)’이 국내 애드테크(AD Tech) 기업에 투자해 원금의 6배에 달하는 ‘잭팟’을 기록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한일 양국의 벤처캐피털(VC)이 협력해 성공적 운용 사례를 만들면서 투자 확대는 물론 경색된 한일 관계를 조금이나마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넥스트유니콘펀드가 2020년 하반기 투자한 국내 애드테크 기업 모비데이즈가 최근 코스닥 상장을 완료해 원금 대비 수익률이 500%를 넘어서고 있다. 넥스트유니콘펀드는 모비데이즈에 500억 원의 기업가치로 20억 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359억 원이다. 이에 따라 넥스트유니콘펀드의 보유 지분가치는 130억 원을 훌쩍 넘는다. 펀드의 한 관계자는 “투자 이후 지분 희석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검색광고(SA) 및 디지털 마케팅을 주력으로 하는 모비데이즈는 8일 하나금융17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187억 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이 100억 원에 이르며 높은 수익성을 보여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넥스트유니콘펀드는 국내 VC인 디티앤인베스트먼트(DTNI)와 일본 VC인 코로프라넥스트가 공동으로 2020년 9월 548억 5000만 원 규모로 결성했다. DTNI의 조동건 부사장이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고 한홍원 코로프라넥스트 이사가 핵심 운용역으로 참여하고 있다. 두 회사는 2020년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서 위탁 운용사로 선정돼 펀드 결성에 나섰고 코로프라넥스트의 모회사인 코로프라도 펀드에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코로프라넥스트는 2015년 코로프라가 100% 출자해 설립했다. 전체 운용자산은 3000억 원 수준으로 일본 내 중견 VC로서 입지를 구축해왔다. 일본 모바일 게임사인 코로프라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8000억 원 수준이다.
코로프라는 2014년 국내 게임 시장에도 진출해 모바일 게임 ‘하얀고양이 프로젝트’ 등을 출시하기도 했다. 바바 나루아츠 코로프라 회장이 우리나라 게임 및 콘텐츠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벤처 투자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스트유니콘펀드는 모비데이즈뿐 아니라 다른 유망 투자자산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높은 수익률이 예상된다. 펀드가 투자 약정액의 70% 이상을 집행한 가운데 AI 기술 기업 ‘스켈터랩스’와 의료 IT솔루션 기업 ‘헬스허브’, 콘텐츠 제작사 ‘바운드엔터테인먼트’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바운드엔터는 최근 애플TV플러스에서 방영된 ‘닥터 브레인’의 제작에 참여해 몸값을 높였다.
한 이사는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스타트업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을 다수 발굴해 일본 기업과 함께 협업할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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