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스타벅스 앞에서 대신 줄 서 드려요.” 스타벅스는 매년 여름 이맘때쯤이면 ‘오픈런’ 열풍을 일으켰다. e-프리퀀시 이벤트의 인기로 증정품이 품절되는 것은 기본이고, 증정품을 구하는 방법이나 후기 등이 각종 커뮤니티에 무용담처럼 도배됐다. 심지어 웃돈을 주고 증정품을 중고 거래하려는 경우도 넘쳤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오픈런은 사라졌고,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e-프리퀀시 이벤트가 올해는 망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11일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따르면 ‘스타벅스 e-프리퀀시 완성본’의 중고거래 시세를 분석한 결과 올해 거래 가격이 지난 2020년과 2021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이벤트가 시작한 날로부터 26일간 중고나라에서 판매된 e-프리퀀시 완성본의 평균 거래 가격은 2020년 5만3000원 대에서 2021년 4만7000원 대로 소폭 하락했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에는 2만7000원 대로 작년과 재작년과 비교해 반 토막이 됐다. 심지어 거래 가격이 점점 내려가면서 최근에는 2만 원 이하에 거래되는 경우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의 e-프리퀀시 완성본 거래 가격은 해당 이벤트의 화제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이야기되곤 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재작년과 작년에는 이벤트 기간 스타벅스 굿즈나 프리퀀시가 주요 검색 키워드였지만 올해는 이 같은 분위기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10일부터 스타벅스 음료(미션 음료 3잔 포함)를 구매하면 e-프리퀀시를 지급하고 이를 총 17장 모으면 증정품 1개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번에 나온 증정품은 서머 캐리백 3종, 서머 파우치 2종, 서머 코지 후디 2종 등 7종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e-프리퀀시 증정품 온라인 예약률은 지난해 이벤트 대비 상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높은 예약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스타벅스 e-프리퀀시 이벤트의 화제성이 이전만큼 폭발적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라진 오픈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20년 경우 스타벅스는 ‘서머 레디백 3종’을 e-프리퀀시 이벤트 증정품으로 준비했는데 각 매장에 품절 사태가 잇따르면서 e-프리퀀시를 모두 모아도 구하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나며 화제가 됐다. 매장 오픈에 앞서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것은 물론 일각에서는 사재기해놨다가 비싼 값에 되팔기도 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스타벅스는 지난해 여름부터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매장에서 증정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을 없애고, 고객이 날짜와 매장을 지정해 증정품을 예약해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와 직원들의 편의성은 높아졌을지언정 이벤트의 화제성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나면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자연스레 이벤트에 주목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오픈런이 사라지면 이전만큼 화제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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