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올여름 여행을 떠나는 휴가족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수영복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워터 스포츠웨어 업체들이 줄줄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래쉬가드 명가' 배럴이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손잡고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나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3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수영복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선글라스와 여행용 가방도 각각 156%, 155%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때 이른 무더위에 여름 휴가를 앞당겨 계획하고 있는 데다, 약 3년 만의 해외여행에 보복 소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백화점 측은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통 수영복 업체들은 긴 침체기를 겪었다. 1위 아레나코리아의 2019년 매출은 902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385억 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배럴도 지난해 매출이 2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고, 적자 폭은 74억 원에서 77억 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올해는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배럴의 올 1분기 워터스포츠 부문 매출은 24억 원으로 전년 동기(15억 원)대비 60% 가량 증가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가 올 4월에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성장률은 더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수영복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수요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배럴이다. 아웃도어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운영하는 더네이쳐홀딩스는 지난달 배럴의 지분 47.73%를 760억 원에 사들였다. 배럴이 수영복 뿐 아니라 워터 레깅스와 요가매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만큼 애슬레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업황 개선 분위기를 타고 중국 시장도 공략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 피트니스복 시장 규모는 2023년 658억 달러(약 8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9년 대비 47% 성장한 규모다. 현재 중국에서는 나이키·아디다스 등 글로벌 수영복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배럴이 2018년 중국에 깃발을 꽂은 가운데,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올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럴이 아레나코리아를 제치고 대한수영연맹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는 등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며 "리오프닝 시점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 유통망을 활용하면 매출 차이를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레나코리아는 기존 트레이닝용 수영복 외에도 원피스와 래쉬가드 등 스윔 웨어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고객 연령대를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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