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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6월 0.75%p 인상 급부상”…모건스탠리도 침체 확률 50%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공포가 시장을 뒤덮으면서 4% 안팎 폭락했습니다. 나스닥이 4.68%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2.79%, 3.88% 빠졌는데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4%를 돌파하고 경기침체에 전조라고 불리는 2년과 10년물 국채금리 역전 현상도 발생했습니다. 시장이 온통 혼란스러운데요.

이날 오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련의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연준으로 하여금 이번 주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큰 0.75%포인트의 깜짝 금리인상을 고려하도록 만들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말 그대로 시장을 놀라게 하는 내용인데요. 오늘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망과 함께 경기침체에 관한 얘기 짚어보겠습니다.

“0.5%포인트 전망 많지만 연준이 시장에 흘렸을 수 있어 의미…FOMC까지 시장 분위기 변화 주목해야”


WSJ 기사가 나온 이후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와 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확률이 75%, 0.75%포인트를 할 가능성이 25%라고 본다”며 “금리를 대폭 올려도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 같지 않다는 것은 연준도 잘 알고 있는데 굳이 시장을 뒤흔들 이유가 없다. 만약 수요일에 0.75%포인트 카드를 꺼내면 시장이 추가로 폭락할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 내용이 알려지기 전, CME그룹의 페드워치를 보면 이번 주 FOMC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을 할 확률이 약 66%, 0.75%포인트는 34% 수준이었습니다. 0.75%포인트의 경우 1주일 전 3.1%에서 빠르게 올라오고 있지만 여전히 0.5%포인트 가능성이 두배가량 되죠. 7월 0.75%포인트 확률이 약 71%로 직전까지의 컨센서스는 6월 0.5%포인트, 7월 0.75%였죠. 미셸 기라드 나트웨스트 마켓의 미국 헤드는 "앞서 연준이 6월과 7월에 0.5%포인트를 하기로 밝혔는데 이를 추가로 크게 움직이는 것은 어렵다”며 “여전히 최선의 추정은 이번 달에 0.5%포인트를 한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같은 주요 투자은행(IB)들 예상도 이번 달엔 0.5%포인트를 한다는 게 공통점이었는데 로이터통신은 이날 “연준이 (이번 주에) 연속으로 두번째 0.5%포인트 금리인상과 함께 수정된 경제전망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했죠. 물론 ‘3분 월스트리트’에서도 6월에 0.5%포인트를 할 것 같다고 전해드렸습니다.

6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검토할 것 같다는 WSJ의 보도.WSJ 기사 캡처


하지만 WSJ의 보도가 마음에 걸립니다. 먼저 기자로서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 말씀드리면, 해당 기사는 0.75%포인트의 금리인상 전망에 대한 근거로 형식상 바클레이스의 0.75%포인트 주장을 먼저 제시했습니다. 이날 바클레이스가 후속 보고서를 내놓았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0.75%포인트 얘기를 한 건 지난 주 금요일이죠. 그날 제프리스도 같은 얘기를 했었구요. WSJ에서 이들 회사의 0.75%포인트 주장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이날 처음 듣고 작성했을 가능성은 사실상 0%입니다.

그렇다면 중간에 뭐가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데, 제목에 “이번 주에 0.75%포인트 인상을 고려할 것 같다”고 박아서 쓸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을 줄 수 있으면서 이 말의 소스원이 어디인지는 밝히기 곤란한 곳에서 결정적인 내용을 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연준 내지는 그 정도의 정보력을 갖고 있는 곳에서 수요일에 있을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카드를 한번 쓱 던졌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도 연준을 전담으로 하는 베테랑이지요.

실제 최종 금리인상 발표일인 수요일까지 이제부터 시장에서 보는 금리인상 확률이 바뀔 수 있습니다. 연준이 시장의 기대를 벗어나는 무리한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여전히 유효합니다만, 시장의 기대가 바뀐다면(0.5%p→0.75%p) 연준은 그에 맞춰 움직일 수 있겠죠.

0.75%포인트 카드 가능성이 시장에 풀리면서 투자자들이 이에 움직이기 시작하면 당국 입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입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시장이 이를 흡수하면서 받아들이면 0.75%포인트를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시장이 너무 무너진다면 예정대로 0.5%포인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간상 연준 관계자들이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언론을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쓰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도 WSJ 보도 내용을 확인해 전했는데 이는 최소한 현재 연준 내에서 6월에 0.75%포인트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한 발 더 나아가 0.75%포인트 확률이 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0.75%포인트 전망이 확산하면서 이쪽으로 가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측면도 있죠.

“6월 인상폭 하루이틀새 결정될 듯”…“최종 금리인상 폭은 계속 상승”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수요일 금리인상 전망은 0.5%포인트와 함께 막판에 급부상하고 있는 0.75%포인트 카드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하루 만에 0.75%포인트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6월 FOMC에서 0.75%포인트를 검토는 했으나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WSJ도 “대안으로 7월에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했죠. 결과적으로는 파월이 어떤 얘기를 할지 긴장하면서 봐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금리인상 폭이 정말로 하루 이틀 새 결정될 것 같다”며 “연준 인사들이 치열하게 머리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핵심은 뭐가 됐든 금리인상 전망폭이 올라간다는 겁니다. 연준이 최종적으로 올려야 하는 기준금리 전망 수준도 계속 상승하죠.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기 때문인데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년 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6.6%로 4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고 합니다. 2013년 조사 이래 최고치인데요. 3월 6.6%로 최대를 기록한 뒤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간 겁니다.

이는 결국 경기침체 우려로 이어집니다. 여전히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월가에서 나오고 있지만 비관론으로 돌아서는 이들이 늘고 있고, 이들이 생각하는 침체확률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데 너무 오래 지체했고 이 때문에 경기침체가 시작될 경우 금리를 낮출 여지가 줄어들었다”며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지는 것은 명확히 가능하며 아마 50대50 정도의 확률일 것이다. 이는 앞서 30%라고 추정했던 수치보다 올라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6월 FOMC 결과 발표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급등했다. AFP연합뉴스


다만, 그는 미국이 깊거나 긴 수준의 경기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경제 허리케인을 예측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에 이어 씨티, 모건스탠리까지 주요 금융사 CEO들의 시각이 상당히 안 좋아지고 있는 겁니다. 울프리서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주 수요일에 훨씬 더 매파적인 어조를 보여야 한다”며 “우리의 기본 예측은 2023년 완만한 수준의 경기침체가 일어나는 것이지만 이르면 올해 4분기에 침체가 시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 월가 안팎에서는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플레 억제 아니면 경기침체 둘 중의 하나라는 건데요. 데이비드 윌콕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 펠로는 “파월은 1980년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했던 폴 볼커 전 의장처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의무에 집중하기 위해 매우 날카로운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그는 폴 볼커의 2.0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나는 점점 더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비관적으로 되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증시, 기업 이익 악화 충분히 반영 안 돼” vs "지금 사면 1년 뒤 후회 안 할 것”


증시 전망은 당분간은 변동성이 크며 추가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회복 시기를 두고 의견이 갈립니다.하반기 이후로 갈수록 괜찮아질 것이라는 반론이 있기 때문인데요.

우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블랙록 등은 최근의 주식시장 하락세에도 여전히 기업들의 어닝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웨이 리 블랙록 전략가는 “연준의 과도한 긴축 위험이 있고 기업의 마진압력은 커지고 있는데 밸류에이션은 실제로 개선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주식을 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팀은 “연준은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과 싸울 예정이기 때문에 소비심리 위축이 주식시장과 경제에 핵심 리스크”라고 했고 데이비드 코스틴이 이끄는 골드만삭스 팀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여전히 너무 높다.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짚었습니다.

RBC캐피털은 1930년대 이후를 조사해보니 경기침체 때는 S&P500이 고점에서 평균 32% 하락했다고 하는데요. 약세장으로 진입한 S&P500은 현재 21%가량 떨어진 상태입니다. CNBC는 “큰 폭의 주가하락에도 많은 주식들이 여전히 과거 5년 평균 P/E 비율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일부 주식들은 여전히 싸지 않다”고 전했는데요.

큰 폭의 금리인상 우려에 나스닥이 폭락했다. 연합뉴스


반면 하반기 이후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 투자를 시작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조언도 나오는데요. 월가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하반기 이후 시장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며 지수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종목에 투자한다고 보면 싼 주식들이 꽤 있다”고 했습니다.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CNBC에 나와 결국 인플레이션을 이겨 낼 것이라며 지금 주식을 사면 1년 뒤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연준이 적정선에서 물가잡기를 그만 둘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경기침체를 피하면서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선에서 타협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에단 해리스는 “연준이 시간이 지나면서 인플레를 점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생각에 3% 수준의 물가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을 것”이라며 “폴 볼커도 인플레를 4%까지 낮추며 물러섰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공식적으로 2%대 목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이는 인플레 기대를 유지하려는 것이지 속내는 다를 수 있다는 말이죠.

정말로 시장이 급변합니다. 하루 만에 금리인상 전망치가 달라질 정도로 말이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실망과 안도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는 힘든 한 주가 될 것 같습니다. 증시 전망 역시 6월 FOMC의 금리인상 단행폭과 향후 물가와 경제성장 전망치 등이 나와야 추가로 가닥이 잡힐 수 있을 듯합니다.

※취재 일정 문제로 14일(현지 시간) ‘3분 월스트리트’가 쉽니다. 15일 나올 6월 FOMC 결과는 ‘3분 월스트리트’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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