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동맹’을 맺은 KT(030200)와 CJ ENM(035760)이 본격적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제휴에 나선다. 시작은 KT가 CJ ENM OTT 티빙의 마케팅을 돕는 형태다. 양사가 사업 협력에 가속도를 내며 KT 시즌과 티빙의 OTT의 통합이 임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KT는 티빙과 제휴를 기념한 ‘사전 알림 신청’ 행사를 오는 30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KT 홈페이지 또는 마이케이티 앱에서 KT와 티빙의 새 서비스 출시 알림을 신청하면 경품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다음달 중 티빙 서비스 혜택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KT 무선 이용자는 티빙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전 알림 행사가 끝나는 7월 초를 기점으로 KT 사용자들에게 티빙을 무료 제공하거나 제휴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따른다.
업계는 나아가 이번 ‘새 서비스 출시’가 KT 시즌과 티빙 통합을 의미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KT와 CJ ENM은 지난 3월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미디어·콘텐츠 시장 내 파트너십 강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MOU 체결과 함께 CJ ENM은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 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양사는 강호성 CJ ENM 대표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콘텐츠 사업협력위원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양사가 지분을 섞는 ‘혈맹’ 관계를 맺으며 시즌·티빙 통합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양사는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는 않고 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은 지난 4월 시즌과 티빙의 통합 여부에 대해 “국내 토종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으며 검토 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시즌·티빙 통합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OTT 시장 경쟁구도를 타개할 ‘돌파구’로 꼽힌다. 코로나19가 종식 단계에 접어들며 국내 OTT 이용자는 감소세다. 회원 증가세도 꺾이고 있다. 방송 3사와 SK텔레콤이 투자한 웨이브와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티빙 입장에선 추가적인 이용자 확보가 절실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OTT 월 실사용자(MAU, 안드로이드·iOS 합산) 총합은 2683만 명으로 올 1월보다 11%가량 줄었다. 이용자 순위는 △넷플릭스(1153만 명)△웨이브(433만 명)△티빙(386만 명)△쿠팡플레이(302만 명)△디즈니플러스(153만 명)△시즌(144만 명)△왓챠(112만 명) 순이었다. 티빙과 시즌이 통합하면 이용자 500만 명 이상을 확보해 웨이브를 넘어 2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글로벌 OTT와 방송사가 주도하는 웨이브·티빙에 밀려 이용자가 줄어들고 있는 시즌도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신업계 경쟁사 SK텔레콤이 웨이브로 토종 OTT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KT에게는 ‘눈엣가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OTT 이용자가 포화에 이르고 투자규모는 갈수록 늘며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시즌과 티빙 통합은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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