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혈관 스텐트 국내 1위 엠아이텍(179290)이 글로벌 1위 기업인 보스톤사이언티픽에 팔린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엠아이텍의 대주주인 시너지이노베이션은 보유 지분 63.90%를 보스톤사이언티픽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매각가는 주당 1만 4500원을 적용한 약 2911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날 엠아이텍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25%(650원) 오른 1만 1050원이다. 매각 주관은 NH투자증권(005940)이 맡았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2016년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엠아이텍 지분 98.96%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18년 코스닥 상장을 통한 구주 매출로 150억원 가량을 회수했으며 이번에 나머지 지분을 넘기면서 투자금의 10배 이상을 회수하게 됐다.
엠아이텍은 체내 장기의 관을 넓히는 스텐트 장비를 만든다. 흔히 심장 질환에 활용한다고 알려진 혈관용을 제외한 소화기·비뇨기·호흡기 질환 치료를 위해 삽입하는 기술이다. 엠아이텍은 국내 시장점유율이 30%로 1위이고, 해외에서도 1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다. 국내외 해외 모두 국내 강소기업인 엠아이텍과 태웅메디컬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이다.
글로벌 대형 의료기기 기업을 제치고 엠아이텍이 앞서가는 이유는 기계가 아닌 수작업 제조 방식 덕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혈관 스텐트는 전 세계 인종의 혈관 굵기가 유사하고 매우 얇기 때문에 기계로 만드는 게 맞지만 비혈관 스텐트는 식도, 위장, 담낭 등 주로 소화기에 붙은 관에 쓰는 데 사람마다 굵기가 달라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수술시 이물감이 없고 크기가 잘 맞는다”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기준 70조원인 보스톤사이언티픽 역시 스텐트 분야의 글로벌 1위지만 수작업으로 만드는 비혈관 분야에서는 약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이번 매각에서는 비혈관 스텐트와 사업적으로 시너지가 있는 내시경 제조 사업을 하는 올림푸스 등 글로벌 의료 기업간 각축전이 벌어졌다.
엠아이텍 역시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보스톤사이언티픽을 통해 더 많은 해외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톤사이언티픽이 글로벌 판매를 위한 독점 공급권을 갖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과 기술 개발을 하기 위해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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