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경쟁국 대비 불리한 조세 환경으로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저하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속세·법인세 등 조세제도를 글로벌 기준에 맞춰 경쟁력 있게 바꾸는 것은 기업 활력을 높이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성장률을 제고하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손경식(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 개편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우리 상속세율은 최대 6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고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공제 요건이 매우 엄격해 기업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인 25%로 낮추고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인세 역시 기업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손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2010년 이후 미국·일본·프랑스 등 경쟁국들이 법인세율을 지속해서 낮추며 위기 극복과 기업 활력 제고에 주력해온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오히려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상하면서 조세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법인세 최고세율 역시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는 전향적인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기준 OECD 38개국의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은 21.9%다. 손 회장은 “새 정부가 상속세와 법인세 등 조세제도의 개선이 기업 활력과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힘써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장기적으로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려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새 정부에서 법인세 실효세율을 15% 수준으로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공석 한국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기업 승계와 관련해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사전·사후 업종 변경 제한 요건을 폐지하고 사전 승계(증여)를 상속과 같은 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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