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C파트너스가 보유중인 에어프레미아의 경영권 매각에 나선다. 에어프레미아는 일반 저비용 항공사(LCC)와 달리 미주·유럽 취항 등 중·장거리 전문 항공사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항공·여행업에 전문성이 있는 새 주인을 맞는다면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 등 대형 항공사와 경쟁 속에 소비자 편익은 커질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매각주관사로 EY한영을 선정하고 에어프레미아의 국내·외 잠재 인수 후보군을 상대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매각은 제한적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조만간 적격 인수 후보군을 정해 인수 의향서(LOI)를 받을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JC파트너스와 주요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약 50%다. 또 동반매도 요청권(드래그얼롱)을 보유한 일부 주주들도 함께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JC파트너스 등 기존 주주들의 매각 의지가 분명해 입찰 계획 등이 세워졌지만 가격 등 조건이 맞지 않으면 매각 계획은 철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JC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재무 건전성 개선과 사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성과를 올려 매각을 추진할 만한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 에어프레미아는 코로나19 충격 등에 지난해 영업 적자를 기록했으나 작년 말 기준 490억 원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다. 아울러 29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앞둬 재무 상황은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리미아는 최근까지 액면가 유증을 진행했는데, 이를 기준으로 책정한 기업가치는 약 1500억 원이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해외 여행 수요 증가 기대감에 해당 기업가치를 웃도는 수준에서 매각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설립 후 항공 요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기치로 내걸어 '하이브리드 항공사'로 불렸다. 경쟁 LCC들이 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집중할 때 미국·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계획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실제로 에어프레미아는 설립 초부터 중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미국 보잉사의 'B787-9' 기종을 도입했고 연내 같은 기종 항공기 3대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아울러 코로나19 여파로 인천에서 싱가포르와 방콕 등을 오가는 국제선 화물 노선만 운항했지만 이달 29일부터는 싱가포르로 설립 후 첫 여객 노선을 운영한다. 이후 베트남과 태국에 이어 하와이, 미국 서부, 유럽 등 노선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JC파트너스는 지난해 홍콩 기반 물류기업인 코차이나의 박봉철 회장과 함께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확보한 후 총 7회에 걸쳐 626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했으며 지난 2월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또 JC파트너스와 박 회장은 지난 4월 유상증자에 190억 원을 투자하고, 이달 중 추가로 19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그간 에어프레미아에 투자한 총 자금은 100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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