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권에서도 5%대의 고금리 적금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해 가입하거나 페이 사용 등과 연계돼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 등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초 선착순 판매해 이틀 동안 10만좌를 돌파하며 마감했던 ‘코드K자유적금’을 다시 판매하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가입 기간을 1년과 2년, 3년으로 나눠 받았지만 이번에는 3년 만기 상품만을 판매한다. 코드K자유적금은 3년 만기, 연 3.0% 금리에 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2030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은행도 8일 최고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쏠만해 적금’ 상품을 내놓았다. 신한은행의 애플리케이션인 쏠(SOL)을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상품으로 기본금리 1.5%에 우대금리 3.5%포인트가 적용된다. 우리은행은 연간 6~7%의 초고금리 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페이로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할 경우 최고 연 6%의 금리가 적용되는 우리페이 적금과 롯데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고 5.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가 있다.
저축은행도 잇따라 고금리 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최고 6%의 금리를 적용하는 웰뱅 든든적금(가입 기간 12개월), 웰컴 첫거래우대 e정기적금(최고 5.5%)을 내놨으며 NH저축은행은 환경 실천 서약서 작성 등의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기본금리 연 2.5%에 우대금리 최고 2.5%가 적용되는 NH FIC 올바른지구 정기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들의 고금리 상품 판매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이 은행으로 대거 옮겨오는 역머니무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어 은행의 주 사업인 여신 사업에도 도움이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이미 4%를 넘어섰다”며 “상대적으로 저원가성인 수신 자금을 많이 유치하면 대출 상품에도 경쟁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의 고금리 상품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가입하게 돼 있어 노년층 등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다른 은행 관계자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의 앱을 활성화하려는 것도 고금리 적금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 중 하나여서 비대면 상품이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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