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시중 금리 급등으로 자금 부담이 커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헤리티지리츠를 신규 설립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은 국토교통부의 리츠 인가를 받는대로 쇼핑몰과 호텔(콘래드) 운영 주체를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국내·외 투자자를 확보해 인수 작업 완료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외국계로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금(APG) 등은 지분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일 국토부에 여의도 IFC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미래에셋 헤리티지리츠의 영업 인가를 신청한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말 IFC 예비입찰에 참여할 때부터 리츠를 통한 인수를 추진해왔다. 당초 국내 자산들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를 모(母)리츠로, IFC를 담은 자(子)리츠를 신규 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자산 가격이 4조 원을 넘고 추후 공모 리츠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반영해 최근 신규 리츠 설립으로 선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다음달께 국토부 인가가 떨어지면 쇼핑몰과 콘래드 호텔 운영 주체를 확정하고 본격적으로 투자자금을 확보해 거래 종결을 서두를 방침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싱가포르 케펠리츠(Keppel Reits),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연금(APG) 등을 투자자로 확보했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미국 쇼핑몰 운영·개발사 터브먼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공제회와 주택도시기금 등의 기관 투자가들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중 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한 것은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주 ‘자이언트 스텝(기준 금리 0.75%P 인상)’을 강행하면서 조달 금리가 급상승한 탓이다. 이달 초만 해도 미래에셋측은 4.5% 안팎의 금리로 선순위 대출을 받으려 국내 금융기관들을 접촉했지만 한 달도 안돼 약 5~5.5% 수준으로 금리가 뛰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IFC에 대출 보다는 지분 투자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지만 리츠법상 연기금이나 공제회 투자 비중이 50%를 넘어야 하는 것은 걸림돌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IFC 인수 구조로 볼때 대출을 제외한 지분 규모는 약 2조 원"이라며 "미래에셋이 역마진을 감수하고 자금을 투입해 지분 규모를 1조원 정도로 줄이고 5000억 원 안팎을 연기금·공제회 등에서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IFC 매도자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이 거래 종결을 위해 매각가를 일부 낮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IFC에 투자한 브룩필드의 펀드 성격이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추구하는 기회 추구형이라 매각을 미루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한 대형 부동산 자산운용사의 임원은 "기회 추구형 펀드는 투자 자산의 보유 기간이 길어지면 수익률이 떨어진다" 며 “올 해 실적을 낼만한 대형 거래가 많지 않아 브룩필드는 이번에 IFC를 꼭 처분해야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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