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초 대비 20% 가까이 추락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서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동학개미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17일 한 주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97%, 8.18% 급락했다.
코스피 주간 하락률은 1월 24∼28일(-6.03%)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컸고, 코스닥 주간 하락률은 2020년 2월 24∼28일(-8.57%)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였다.
연초대비로 시야를 넓히면 하락폭은 더 심각하다. 코스피는 작년 연말 2977.65에서 이달 17일 기준 2440.93으로 무려 18.02% 떨어졌다. 코스닥 역시 1033.98에서 798.69로 22.76%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발 긴축 우려가 거세지고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게 되면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코스피 -40.73%, 코스닥 -52.85%) 이후 최대 연간 하락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제기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최근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불거지면 국내 증시도 공포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코스피가 속절없이 붕괴되면서 올해 국내 증시에 수십조 원을 쏟아부은 동학 개미들은 반대매매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충격에 빠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302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15일 반대매매 규모는 315억6000만 원으로 작년 10월 7일(344억2000만 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하루 평균 127억∼174억 원대였던 반대매매 규모는 14일 260억3000만 원으로 껑충 뛰고서 이후 이틀 연속 300억 원을 웃돌았다.
동학개미들이 사들인 종목의 주가도 줄줄이 내렸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005930)의 평균 매수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7900원이다. 17일 종가 5만9800원 기준 12% 주가가 밀렸다. 올해 개인은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를 평균 31만1841원, 9만2405원에 순매수했으나 같은 기간 주가는 각각 24%, 22% 주저앉았다. 그 밖에 삼성전자우(005935)(-9%), SK하이닉스(000660)(-1%), 삼성전기(009150)(-11%), LG전자(066570)(-16%), LG생활건강(051900)(-24%), 현대차(005380)(-2%), 두산에너빌리티(034020)(-17%) 등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손실이 났다.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과매도 구간에 있는 만큼 경기침체 우려를 해소할 실적주에 투자할 것을 제언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매도 실익은 크지 않지만 종목별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며 “주가가 많이 빠졌더라도 향후 이익 추정치의 하향이 더 커지며 밸류에이션 트랩에 빠질 수 있는 기업은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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