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아마추어’라는 오명과 함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됐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처장까지 나서 검찰 출신에 공개 러브콜을 보냈다.
21일 김진욱 공수처장은 기자들과의 첫 정례 브리핑에서 “다음 달 4일까지 공수처 검사를 모집하는데, 현재 검찰에 계시거나 검찰 경험이 있는 분들이 지원 많이 하길 바란다”며 “검찰의 70년 간 인지수사 노하우를 생각해볼 때 역시 해본 사람들이 잘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친분 관계가 있는 검찰 관계자를 수사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한다면 부서 배당까지도 합리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적극 구인에 나섰다.
수사 실력이 부족하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이제 2년차로, 아직도 구성 중에 있는 기관인데 사람을 뽑자마자 바로 성과를 내길 기대하긴 어렵다”며 “저도 검사들이 성과를 내길 기다려 주는 입장이고 국민들도 그들이 경험 쌓고 역량을 쌓아서 성과 내는 걸 지켜봐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읍소했다.
지난해 1월 야심차게 출범한 공수처는 수사 능력 부족과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황제 조사, 언론인 사찰 등 논란에 휩싸이며 1년여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김 처장이 지난 5월 “미숙한 사건 처리에 송구하다”고 머리를 숙인 이후 이번 브리핑에서 공개적으로 검찰 출신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등 인재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공소처에는 검사 22명, 수사관 30명이 있으며 현재 3차 채용 진행 중이다. 수사관은 32명이 지원했으며 10명 내외로 선발될 예정이다. 검사는 다음달까지 모집한다.
한편 브리핑에 참여한 한 공수처 관계자는 ‘전 정권에 대해 수사를 검토중인 사건이 있나’라고 묻는 질문에 “자체적으로 보고있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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