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백내장수술 전 맞춤 인공수정체를 사전 체험해볼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미국안과학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은 안과병원 황호식 교수 논문이 최근 미국안과학회 소식지인 ‘아이넷(Eyenet)’ 2022년 6월호에 소개됐다고 21일 밝혔다.
황 교수 연구팀은 백내장수술 전 단계에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사전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장비(인공수정체 시뮬레이터)를 독자 개발했다. 시뮬레이터에 실제 수술에 사용하는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삽입한 다음 환자가 시뮬레이터를 통해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에서의 시력과 밤 거리에서의 빛번짐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장비다. 해당 장비는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현재 미국, 유럽에 특허 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황 교수는 앞서 국제학술지 중개 시과학과 기술(Translational Vision Science & Technology) 2022년 3월호에서 해당 장비에 관한 내용이 담긴 ‘수술 전 다초점인공수정체를 통한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인공수정체 시뮬레이터'란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이를 본 미국안과학회가 황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논문 내용과 함께 학회 소식지인 아이넷에 소개된 것이다.
최근 백내장수술을 시행할 떄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사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다초점인공수정체는 초점이 2개 이상이어서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 또는 중간 거리도 잘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먼 거리가 안개 낀 것처럼 보이거나 밤에 빛 번짐이 보이는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황 교수는 50~70세 환자 대상의 임상시험을 통해 인공수정체 시뮬레이터가 다초점인공수정체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원거리·근거리 시력과 빛번짐 현상과 매우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황 교수는 “우리가 자체 개발한 장비를 미국안과학회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환자가 일반 인공수정체와 다초점인공수정체 중 어떤 유형을 삽입하고, 다초점인공수정체 중에서도 어떤 모델을 삽입할지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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