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영 휴온스글로벌(084110)·휴온스(243070) 대표는 성공한 기성세대, 특히 외국에 나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 자리에 오른 사람으로서 젊은 세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특히 요즘 젊은이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런저런 핑계로 일을 회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어진 일을 해결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30대에 일본에서 평사원으로 직장 생활을 다시 시작했을 때 저를 지탱해준 것은 자신감과 가족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거 하나였어요. 자신감을 갖고 하는 일과 못했을 때의 핑곗거리를 찾으면서 하는 일의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는 “저에게 오는 모든 일들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갖고 임했다"며 “그 결과 하버드 같은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일본 컨설팅 업계에서 아무런 연고 없이 일본에 간 내가 딜로이트재팬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을 때의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로 유명한 기업에 평사원 컨설턴트로 들어갔는데 6개월 동안 일을 안 줘요. 1500명의 직원 중에 한국 사람은 저 한 명, 일이 없는 사람도 저 하나였어요. 그러다 한 영업 사원이 어떤 자동차 부품 업계를 방문할 때 따라갔는데 제가 현장에서 멋지게 컨설팅 일감을 따내면서 운명이 바뀌게 됩니다.” 그는 영업 사원이 ERP 솔루션을 판매하기 위해 차 부품 회사 부장과 대화할 때 처음에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부품 회사 부장이 “부품 재고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얘기를 꺼내자 송 대표가 끼어들었다. “악성 재고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언제 알았나. 알았다면 무슨 조치를 했느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대답을 못하는 겁니다.” 송 사장은 그 부장에게 자신의 생각대로 하면 재고 관리를 잘할 수 있다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당시 그 부품사 부장이 전결할 수 있는 한도는 1000만 엔. 그 부장과 송 사장은 600만 엔에 재고 관리 컨설팅 보고서를 써주는 계약을 즉석에서 체결했다. “그 일이 회사에 소문이 났어요. 보수적인 일본 컨설팅 업계에서 그런 식으로 일감을 따낸 저를 두고 미친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죠. 하지만 나중에는 모두가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 저를 데리고 가려고 했어요.” 즉석에서 준비한 멘트였을까. 아니다. 송 대표가 미팅과 프레젠테이션에 임하기 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수많은 예상 질문과 답을 작성해 혼자 예행 연습까지 한 결과였다.
송 대표는 또 젊은이들에게 “고뇌의 시간이 오면 충분히 고뇌하고 반전의 기회로 삼으라”며 "삶이 너무 힘들면 앞을 못 내다본다. 잠시 쉬면서 고뇌를 통해 앞을 보라. 그리고 반전의 계기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그 역시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일과 사람에 지쳐 미국으로 갔을 때 1년 반 동안 고뇌하고 또 고뇌했다. 처자식이 있는 가장으로서의 생활 문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사회 생활에 복귀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 등을 수없이 고민했다. 결론은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나보다 좋은 사람을 옆에 많이 두고 겸손하게 살겠다는 것"이었고 “그 고뇌의 시간이 없었다면 일본에서의 힘든 나날을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송 대표는 일본에서 목표가 분명했다. 외국인이지만 직장인으로서 돈도 잘 벌고 일본 경영계 주류사회에 한국인의 깃발을 꼽아보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살았다. 휴온스에 온 지금에도 금요일 오후면 녹초가 될 정도로 열심히 일한다. 임직원이 볼 때 회사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사람이 대표여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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