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브랜드 로레알이 호텔신라와 손잡고 신규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선보인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지분 투자자로 참여한다. 3사는 신규 브랜드를 앞세워 국내를 넘어 아시아 뷰티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목표다.
21일 뷰티 및 면세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은 최근 호텔신라와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와 함께 공동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합작법인을 새롭게 설립했다. 신규 럭셔리 뷰티 브랜드 출시를 위한 신규 합작법인명은 ‘로시안’으로, 3사가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총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로레알 측은 “이번 협약으로 로레알이 지닌 뷰티 전문성과 면세점 및 5성급 호텔 체인을 운영하는 호텔 신라의 럭셔리 유통채널, 앵커에퀴티파트너스의 탄탄한 자본력 및 경영 노하우가 결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사가 선보이는 신규 브랜드는 한국의 혁신적 뷰티 생태계에 기반을 두고 천연 원료와 기능적 효능을 접목해 동양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서 정체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또 신규 브래드 론칭과 운영은 로레알이 주도하고. 호텔신라는 호텔과 면세점 등 화장품 판매 채널을 담당한다.
이번 3사의 협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K뷰티의 영향력을 동시에 주목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 된다. 로레알의 경우 지난 2018년 메이크업 브랜드 ‘3CE’를 운영하는 ‘스타일난다’를 60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K뷰티 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e커머스 등으로 판매 채널을 공격적으로 넓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해 3월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마이뷰티박스’를 쿠팡에 연동했으며, 네이버와도 뷰티 특화 라이브방송이나 프로모션 등을 선보였다. 또 지난 4월에는 롯데백화점 및 롯데온에서 입생로랑·키엘·랑콤 등 6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할인 행사도 진행했다. 로레알의 한국 법인인 엘오케이(LOK) 유한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약 3578억 원으로, 전년 3376억 원보다 약 6%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로레알은 이번 호텔신라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호텔과 면세점으로 이어지는 아시아권 럭셔리 판매 채널까지 확보하게 됐다. 코로나19 엔데믹과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국내 면세점 업계가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로레알이 국내 뷰티 시장을 넘어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면세점의 역할이 주효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작년까지 화장품 수입액 중 프랑스 화장품의 비중이 가장 컸으나 올해 1분기에는 한국이 프랑스를 제치고 1위에 오를 정도로 K뷰티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다시 말해 새로운 한국 파트너 확보는 차후 일본 소비자 공략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낼 수 도 있다.
한편 면세업계에서는 이번 호텔신라와 로레알의 협업이 면세업계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면세업계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불황의 연속이었던데다가 샤넬·루이비통·롤렉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이탈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명품들이 많이 빠진 상황에서 글로벌 뷰티 기업인 로레알이 아직 국내 면세 시장을 가치 있게 본 사례”라며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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