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이 야심 차게 준비하는 첫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KB스타 갤럭시리츠’의 기관투자가 모집이 난항을 겪고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 속에 기초자산인 벨기에 오피스 빌딩의 가치가 흔들리자 KB 측이 시장에 자리 잡은 리츠 주식 한 주당 5000원의 공모가를 할인하며 ‘프리 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설립하는 KB스타글로벌리츠는 최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1500억 원 규모의 프리 IPO를 진행하면서 주당 인수가를 2%(100원) 할인한 4900원으로 제시했다. 리츠는 상장 과정에서 기관 및 개인에게 공모가 5000원을 기준으로 투자를 받는데 프리 IPO를 하면서 기관투자가들에 먼저 주당 인수가를 할인해 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알려졌다.
리츠 지분 가격을 할인해주겠다는 KB 측의 제안에 주택도시기금이 출자한 앵커리츠가 약 200억 원의 투자를 검토 중이며 일부 공제회 등도 블라인드 펀드를 통한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B스타 글로벌리츠는 약 5000억 원 규모로 조성되는데 기초자산이 해외에 위치한 만큼 기관투자가를 최대한 사전 모집해달라는 국토교통부의 주문이 있어 KB 측은 프리 IPO로 3500억 원을 확보하기로 하고 이 중 2000억 원은 KB금융(105560) 계열사들이 투자하기로 했다.
KB금융그룹이 리츠 자금의 40%를 맡았지만 최근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1500억 원가량의 투자금을 모으기도 녹록지 않자 주식 가격 할인을 단행한 셈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는 리츠를 상장하면서 기존에 시장 관계자들이 협의를 통해 형성한 주당 가격(5000원)을 모른 채 하고 이를 깎는 것은 향후 시장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KB증권 관계자는 “프리IPO 투자자는 일반 공모 투자자보다 최소 2-3개월 먼저 자금 납입을 하므로 그 기간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특별배당이나 할인을 적용한다”며 “금번 할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금모집을 위한 할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B운용이 시장의 눈총을 감수하며 리츠 지분 인수가를 낮춘 것은 글로벌 금리 인상 탓도 있지만 기초자산인 노스갤럭시타워가 위치한 벨기에 부동신 시장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도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벨기에가 유럽에서 영국·프랑스·독일에 비해 경제 규모가 훨씬 작고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도 발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 벨기에의 오피스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2020년 7월 상장한 JR글로벌리츠도 당시 청약 수요 부족으로 주관사 등이 실권주를 대규모로 매각해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JR글로벌리츠의 이날 종가는 5140원으로 신한알파리츠나 SK리츠(395400)·코람코더원리츠 등에 비해 주가가 부진한 모습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담당 임원은 “벨기에 부동산 시장은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로 건물 입주자들이 탄탄해 현금 흐름은 괜찮더라도 추후 빌딩 매각을 통해 시세차익 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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