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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폭풍'에도 배에 못오른 선장

김지영 금융부 기자





“IMF 외환위기를 겪어본 적이 없는데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장사가) 잘 되는 가게는 그래도 잘 되나요?”

소상공인들이 주로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근의 경기 불황을 1997년 IMF 위기 때와 비교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이제 갓 사회에 나와 돈을 벌기 시작한 사람들로서는 지금의 경기 불황이 난생 처음 겪는 일이기에 과거에서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IMF 위기를 생생하게 겪은 소상공인들 역시 요즘 상황만 놓고 보면 IMF 때만큼 힘들다고 토로한다.



이들의 하소연이 쏟아지는 것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생산·소비·투자 등이 모두 감소하는 악재가 겹치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를 기록해 2008년 금융위기(연 5.6%) 이후 가장 높았다. 일 년 전만 해도 2%대에 불과했던 신용등급 1~2등급의 신용대출금리는 현재 3.71~4.59%로 두 배가량 뛰었다. 연초 대비 비트코인 가격은 반 토막으로 떨어졌고 코스피시장은 연초 대비 20% 급락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복합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대책을 준비·실행할 금융 수장의 공백이 정치 공방에 밀려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초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후 한 달 넘은 현재까지 금융위원장의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여야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상임위원회도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갈등을 조율하고 리스크 대비책을 마련하기보다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장과 서민은 패닉인데 당정 모두 느긋하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원장의 공백은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의 경제 위기를 해결할 첫 단추는 조속한 청문회 개최 및 금융위원장의 취임에 있을 터다. IMF 위기마저 떠올리고 있는 서민들에게 정부와 정치권이 여론 몰이식 발언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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