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가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광고는 물론 올해 하반기 드라마에도 출연하며 실제 연예인 못지 않은 활약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롯데홈쇼핑은 루시를 내세워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등 ‘탈(脫)홈쇼핑’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4일 루시가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와 아티스트로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루시는 앞으로 초록뱀미디어 아티스트로 활동할 계획이다. 단순히 홈쇼핑 채널에서의 쇼호스트 역할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 진출하는 셈이다.
우선 케이블TV ‘케이스타’의 방송을 안내하는 광고에 출연한다. 다음 달 중에는 쌍용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신차발표회의 프리젠터로 나선다. 이어 하반기에는 초록뱀미디어가 제작에 참여하는 TV 드라마에 직접 출연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루시는 롯데홈쇼핑이 메타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이다.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모델이자 디자인 연구원으로, 지난해 2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을 시작해 현재 8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았다. 또 국내외 유명 식음료(F&B) 브랜드, 패션 플랫폼, 쥬얼리 브랜드, 명품 전시전 등의 광고 모델이자 쇼호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1월 초록뱀미디어에 250억 원을 직접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가상인간 시장이 올해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루시 활동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성빈 롯데홈쇼핑 마케팅본부장은 “초록뱀미디어의 콘텐츠를 활용해 루시의 엔터테이너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앞으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휴먼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홈쇼핑은 ‘탈 홈쇼핑’을 미래 전략으로 꼽으며, 루시를 비롯해 다양한 신규 사업에 손을 뻗고 있다. 해마다 치솟는 TV 송출 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나 20~30대를 적극적으로 유입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가 지난달 창립 기념 행사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미디어 커머스와 디지털 사업 등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탈 홈쇼핑’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대표 직속으로 ‘주니어 보드’라는 조직을 만들어 신규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발굴하고 있다. 특히 사내 벤처에서 기획한 ‘벨리곰’ 등 캐릭터 사업을 강화하고, 지난달 초에는 온라인 쇼핑몰에 대체불가토큰(NFT) 전문관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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