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세계 증시가 휘청이는 가운데 중국 증시의 ‘나 홀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등 중국 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한 달 만에 40%에 육박하는 등 숨 가쁜 반등장이 펼쳐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라 7월 숨 고르기 장세가 잠시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하반기 중국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저물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까지 더해지면서 다른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매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9% 오른 3409.21로 마감해 약 4개월 만에 3400선을 회복했다. 5월 초만 해도 3000선 초반에 머물던 지수가 두 달 만에 13% 이상 가파르게 반등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 가까이 하락하고 미국 나스닥과 독일의 DAX지수 등도 각각 8%, 6% 내리는 등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중국 증시만 나 홀로 호황을 누렸다.
투자 상품의 수익률을 봐도 중국 증시의 상승세는 뚜렷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146개 해외 주식 ETF의 1개월 수익 상위 15위권은 중국 ETF가 싹쓸이했다.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한 달 만에 38.8% 상승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KIDEX차이나2차전지MSCI’도 33.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 중인 중국 주식형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도 12.84%에 달했다. 브이아이중국4차산업(25.0%),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21.24),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18.55%) 등 기술·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그중에서도 우수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하반기에도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2%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정부의 통화정책 및 경기 부양의 여력이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그 확률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라며 “2023년까지 정책 효과를 통해 완만한 경기회복과 저물가가 유지되는 기존 추세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경기·물가·고용 회복 각도와 정치 사이클을 고려할 때 앞으로 1년간 급진적인 긴축 전환 가능성도 낮다”며 “7~8월 2분기 실적 시즌을 통과하며 단기 조정 압력이 커질 수는 있겠지만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기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경기회복과 정책 기대에 따른 5~6월의 반등 모멘텀이 7월 들어 약해질 수 있고 2분기 상장사 실적 발표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숨 고르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경기의 점진적인 회복과 해외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금융시장 환경으로 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이때를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했다.
주목할 만한 섹터로는 중국 정부 정책 수혜주가 주로 추천됐다. 친환경 정책의 혜택을 볼 전기차·2차전지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첨단 제조 분야인 반도체 등이 추천 섹터로 꼽혔다. 록다운 이후 경기회복에 발맞춰 음식료와 소비재 등 리오프닝주와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빅테크 플랫폼주를 추천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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