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금융그룹이 2016년부터 9개의 대기업그룹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으며 벤처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기간의 누적 투자액만 2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네이버와 첫 투자 동맹을 맺으면서 앞으로 신성장 동력에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해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국민연금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해 매칭펀드를 조성한 사례는 있지만 금융회사가 민간 기업들과 자기자본 투자를 위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처음이라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성장펀드의 첫 다리를 놓은 것은 2016년 말 네이버와 결성한 미래에셋네이버신성장투자조합1호다. 2018년 네이버와 공동 출자해 만든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는 ‘인도판 배달의민족’으로 불리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조마토에 투자해 인도 증시에 상장했다.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인 전자상거래 업체 부칼라팍도 인도네시아 증시에 입성했다. 이외에도 동남아 최대 유니콘 기업인 차량 공유 서비스 그랩도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와 50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맞바꾸면서 디지털 금융 공동 사업에도 나서며 총 1조 2000억 원 규모의 통 큰 협업을 이뤄냈다.
셀트리온은 헬스케어 분야 투자 파트너로 2800억 원에 달하는 펀드를 함께 조성했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제약 회사, 화장품 회사 등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연구개발에서는 바이오벤처 투자보다는 자체 개발에 집중해왔다. 미래에셋그룹과의 협업 이후에는 유망한 바이오 기술 벤처에 대한 투자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LS그룹은 미래에셋그룹과 손잡으며 친환경 분야에 진출했다.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LS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걸맞은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스마트팩토리에 투자할 방침이다. 최근 이 펀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설계 업체인 리벨리온에도 투자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이 밖에도 GS리테일·LG전자·대한통운·현대중공업지주 등과도 신성장펀드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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