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강국을 만드는 게 바로 주요 5개국(G5)으로 가는 길입니다. 생태계가 어렵지만 기업가정신으로 도전해 반드시 결실을 볼 것입니다.”
‘제1회 국가연구소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 생명연 편에서 창업 스토리를 발표한 다섯 개의 벤처·스타트업은 “고령화 시대 바이오벤처·스타트업을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우선 초개인화 맞춤 의료 장기 재생 플랫폼사인 로킷헬스케어의 유석환 회장은 “세계적으로 질병이 1만 2000개가량인데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운을 뗐다. 따라서 우리 바이오 산업이 자꾸 글로벌 대기업의 뒤를 따르려고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해봐야 5~10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다른 나라의 임상 계획을 보며 차별화된 우리만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며 “인공지능(AI) 등을 융합해 ‘당뇨발’과 무릎관절 등 맞춤형 인공장기 분야에서 남들이 안 하는 바이오 프린팅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예비 창업자에게는 바이오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찾고 안전을 증명하는 허가 비용이 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항체 의약품 개발사를 창업해 코스닥 시장에 도전 중인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는 “바이오벤처는 연구개발(R&D)에 투자금을 쏟아부어 상당 기간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며 “호주처럼 일정 매출 수준 이하의 벤처가 R&D 비용으로 쓰는 것에 대해 30%를 돌려줘 재투자하게 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정부에 제안했다. LG생명과학과 생명연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그는 “최근 2~3년간 바이오 투자 붐이 있어 창업이 활성화됐으나 지금은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얼어붙었다”며 “정부가 증시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의 문턱도 높이는 바람에 선순환 생태계 구조가 끊겼다”고 하소연했다.
생명연 책임연구원으로 유전자 가위 회사를 창업한 김용삼 진코어 대표는 “출연연에 창업 겸직과 창업 휴직 제도가 있지만 연구자가 평소 연구를 창업과 연결짓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우리는 인수합병(M&A) 문화가 잘 안 돼 있어 IPO까지 가야 성공한 것으로 여기는 경향도 있기에 애로가 크다”고 토로했다. 연구자가 원하는 연구 목적에 맞춰 기술 사업화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인의 10%가량이 다양한 유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며 “유전자 가위 분야가 미국·유럽에 뒤져 있고 인력, 투자, 생산 시설, 환자 등 생태계도 잘 갖춰져 있지 않지만 기업가정신을 갖고 기존 맹수들과 승부를 볼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권오석 생명연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장은 “연구원은 좀 더 도전적인 연구를 하고 기업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와 재원을 투입해 공동 연구를 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출연연은 연구원이 업적을 달성했을 때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노와 AI 기술을 융합해 첨단 분석 플랫폼사를 창업한 김준휘 LTIS 대표는 “산학연에서 외국산 연구 장비를 많이 쓰는데 결국 그 나라를 뒤좇는 결과밖에는 안 된다”며 “국가적으로 선도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국내 혁신 스타트업이 개발한 소재·부품·장비를 오픈 마인드를 갖고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혈관 염증과 관련된 질환들을 치료하는 스타트업을 최근 창업한 이남경 생명연 선임연구원은 “아직은 새내기지만 미리 5~10년 정도 일정표를 잡고 연구와 투자·상업화 등을 진행시킬 것”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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