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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인플레이션 본격화”…車·가전 가격 오른다 [뒷북비즈]

■하반기 제품 가격 도미노 인상

원재료價 상승에 전기요금 껑충

부품도 들썩여 車값 인상 불가피

美선 GM·테슬라 등 줄줄이 올려

TV·세탁기 등도 할인폭 줄일 듯

증권가, 삼성·LG전자 실적 하향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된 데 이어 자동차·가전·타이어 등 소비자들의 생활필수품 가격도 하반기부터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은 모든 산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반도체·자동차 등 대다수 산업이 전력 다소비 업종에 속하기 때문이다.

철강 산업의 경우 정부의 탄소 저감 정책에 따라 전기로 사용 비중을 높인 상황이어서 예상보다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전기로의 경우 전기요금 비중이 제조원가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제철은 매년 5000억 원대, 동국제강은 2000억 원대의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자동차 부품 가격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다음 달 1일부터 버스와 트럭용 타이어 가격을 5~10% 인상하기로 했고 금호타이어도 버스와 트럭용 타이어 가격을 3~7% 인상한다.

리튬·코발트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배터리 가격도 치솟고 있다. 최근 CNBC는 미국 배터리 시장조사 업체를 인용해 1㎾h당 배터리 가격이 2023년 110달러에서 2026년에는 138달러까지 약 25%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배터리 가격은 전기차 제조 비용의 30~40%가량을 차지한다.

철강과 타이어·배터리 가격 등의 상승은 자동차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부터 연식변경 모델 주문을 받는 현대차 아이오닉5는 배터리 용량이 늘고 일부 사양이 추가되면서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다. 다음 달 공개 예정인 신차 아이오닉6는 5000만 원대 중반 정도로 현대차그룹의 다른 전용전기차보다 500만 원가량 비싼 수준에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그랜저·아반떼 등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자동차 가격 상승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다. GM은 최근 허머 전기차 픽업트럭 모델의 가격을 6250달러(약 810만 원) 올렸고 테슬라는 올해 들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의 가격을 세 차례나 인상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기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평균 원자재 비용은 1000만 원을 넘어 2년 전과 비교해 2.5배 뛰었다.

가전 업계도 올 하반기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가전제품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해 출고가 자체를 급격히 올리기보다는 기획 판매 할인 폭 축소, 마케팅 비용 감축 등의 전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명목상 가격은 그대로라도 소비자들의 실질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더세리프 65인치 TV’ ‘트롬 드럼세탁기’ 등 신제품 가격을 기존의 동일 규격 제품보다 10~20%가량 더 올렸다.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면서 가전 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날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 2분기 LG전자가 매출 19조 4354억 원, 영업이익 875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8781억 원보다 0.3% 감소한 수치다. 신한금융투자는 4월 14조 9180억 원으로 분석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최근 14조 3950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은 “무분별한 제품 가격과 임금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켜 수익성을 오히려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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