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기술 전문회사 SK㈜ 머티리얼즈가 일본 쇼와덴코와 손잡고 북미 진출을 추진한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을 방문해 민간 외교에 힘쓰며 양국 관계 회복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일 대표 반도체 소재 기업이 동반 성장 기획을 모색하는 등 한일 경제협력의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SK㈜ 머티리얼즈는 쇼와덴코와 일본 쇼와덴코 본사에서 ‘반도체 소재 북미 동반 진출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2017년 영주시에 합작법인 SK쇼와덴코를 설립하고 3D낸드용 식각가스(모노플루오르메탄)를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차세대 필수 식각가스인 브로민화수소 국산화를 위해 양산 공장을 건설 중으로 7월 준공 예정이다.
SK㈜ 머티리얼즈와 쇼와덴코는 한국에서의 협력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북미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며 더 큰 성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반도체 특수가스 소재에 대한 최적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 경제성을 공동 검토할 예정이다. 미국은 자국 내 첨단기술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보조금 확대와 세금 절감 등 지원에 나서고 있어 양사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되면 시장 확대를 통한 고수익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소재 사업은 각국이 자국 산업보호를 위해 전략자산화하는 대표적 분야로 외국 기업간 협업이나 정보 공유에 한계가 명확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업계에서는 SK와 쇼와덴코의 MOU체결을 두고 “단순 사업협력을 넘어 함께 북미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민간 차원의 협력모델’”이라 평가하고 있다.
특히 SK는 일본이 동아시아 지정학적 리스크에 공동 대응할 파트너라는 인식 아래 민간 차원의 교류를 지속해왔다. 최 회장 주도로 2019년부터 열린 ‘도쿄 포럼’에서는 매년 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지식인과 기업인들이 모여 동아시아 현안을 논의해왔다.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은 “양사의 반도체 소재 산업 내 영향력과 우호적인 시장 전망을 토대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북미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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