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스마트TV·모니터에서 인터넷 접속을 통해 별도의 콘솔 게임기 없이 최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글로벌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게임 보급에 앞장서며 ‘콘솔 없는 세상’이 한층 더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삼성전자는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연동 서비스인 ‘삼성 게이밍허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게임패스, 엔비디아 지포스나우, 구글 스타디아, 유토믹 등 스트리밍 게임을 콘솔 없이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TV·모니터에 게이밍허브 애플리케이션이 추가되는 방식으로 각 스트리밍 게임은 별도 구독하면 된다.
실제로 이날 삼성 측이 설명회에서 시연한 게이밍허브는 실제 콘솔 게임기의 사용자경험(UX)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게임뿐 아니라 최근 실행한 게임, 추천 게임, 관련 동영상 등을 제공해 콘솔처럼 자연스러운 접근이 가능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듯 TV와 모니터의 게이밍허브로 별도 기기 연결이나 다운로드, 저장 공간 사용 없이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2022년형 스마트TV·모니터만 지원하는 게이밍허브 지원 기기를 확대하고 클라우드 게임 파트너와 현재 9개에 불과한 서비스 지역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2014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S now)를 출시하며 처음 등장했다. 이후 엔비디아·구글 등 굵직한 기업이 뛰어들었지만 여전히 시장은 초기 단계다. 스트리밍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이 스마트폰과 PC라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콘솔 게임은 TV에서 즐길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는 부적합하다. 입력 지연(인풋래그)과 인터넷 속도에 따른 출력 품질 저하도 단점이다.
하지만 글로벌 TV, 게이밍 모니터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게임 보급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기존 단점은 대부분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화면 TV·모니터가 PC 없이도 스트리밍 게이밍을 제공하는 덕분이다. 삼성전자 TV가 판매되는 지역 중에는 인터넷 인프라가 좋지 않은 곳도 많지만 게이밍허브 이용을 위해 반드시 기가인터넷급 초고속 인터넷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희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PM그룹장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끊김 없이 감상할 수 있을 정도라면 클라우드 게임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2019년 1억 5200만 달러에 불과하던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억 7100만 달러로 성장했다. 뉴주는 2024년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를 65억 3200만 달러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업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플랫폼’을 선점할 계획이다. 안 그룹장은 “삼성 게이밍허브를 올 하반기까지 2021년형 TV에 적용하고 구형 TV, 게이밍 모니터에도 순차적용을 검토하겠다”며 “사용자 반응에 따라 출시 지역과 파트너사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