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사상 초유의 2연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데다, 국민연금 개혁 등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황에서 수장 공백이 장기화하자 “한 시가 급한데”라는 한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의 공백은 권덕철 전 장관이 5월 17일 사표를 제출한 이후 49일째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일인 5월 10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56일째다. 게다가 김승희 장관 후보자의 경우 과거에는 좀처럼 낙마하지 않았던 국회의원 출신이라 충격이 더 큰 모습이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정호영 전 후보자가 청문회 제도 도입 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처음으로 낙마한 것도 사실 큰 충격이었는데, 설마 의원 출신인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국회 상황으로 봐서 청문회가 개최되지 않은 채로 장관으로 오겠다고 생각했는데 날벼락을 맞았다"고 전했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처음으로 낙마했다. 또 이날 김 후보자마저 자진사퇴하면서 2연속 후보자 낙마도 첫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달아 낙마한 적은 있었지만, 장관 후보자가 2번 연속 낙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지부는 장관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내부 인사도 함께 미뤄지고 있고, 시급한 정책 과제들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제 현재 복지부의 5개 실장 중 2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복지부 한 관계자는 "실무 컨트롤 타워인 실장이 없는 상황에서 국·과가 일사분란하게 돌아가기는 힘들다”며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 얘기가 나오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까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도입, 의료 데이터의 활용과 공유 등 입법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장관이 있어야 대 국회 관련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되는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연금 개혁은 솔직히 이 정부가 의지가 있는 지도 잘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새로운 후보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문정림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에 몸 담았던 문 전 의원은 카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등을 지냈으며 윤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에서 보건의료정책특보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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