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본격 도입을 앞두고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승인 신청할 상품군을 구성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디폴트옵션에 담길 수 있는 상품 유형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과 자산 배분 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밸런스펀드(BF) 등을 포함한 펀드, 그리고 이들 상품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될 예정이다. 이달 12일 제도 시행에 맞춰 운용사들이 투자 위험 등급별로 적어도 1개씩의 상품을 갖춰 승인 신청하면 하반기 내 디폴트옵션에 도입될 첫 상품들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고용노동부 및 관련 부처에 따르면 디폴트옵션에 적용될 수 있는 상품 유형은 크게 3가지로 △원리금 보장 상품 100% △근로자퇴직급여법상 허용되는 펀드 상품 100% △원리금 보장 상품과 펀드 상품을 혼합한 포트폴리오 등이다. 당국이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는 12일부터 상품 신청을 받기 시작해 10월 중으로 첫 적용 가능한 상품들을 발표하면 연말부터는 상품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는 펀드의 종류는 TDF·BF·스테이블밸류펀드(SVF)·부동산인프라펀드(SOC) 등 4가지로 지정됐다. 펀드 상품들은 원리금 보장 상품과 마찬가지로 상시 가입이 가능해야 하며 펀드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경우 TDF 혹은 BF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상품의 적합성을 평가하는 심의위원회는 해당 포트폴리오의 자산 배분, 손실 가능성, 수수료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인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개별 상품들의 만기가 모두 일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기가 3년인 정기예금과 5년인 정기예금은 하나의 포트폴리오에 함께 편입될 수 없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은 금리·만기의 적절성, 예금자 보호 한도 등이 주된 평가 기준이 된다.
디폴트옵션 시행 후 상품 접수가 시작되면 각 운용사들은 투자 위험 등급별로 적어도 1개씩, 총 4개 상품군을 갖춰 신청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 등 각 등급별로 최소 2개 이상의 상품을 준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운용사에서는 최소 7개(초저위험은 특수성을 고려해 1개)에서 최대 10개의 상품을 마련해야 하지만 법 시행 후 약 1년간 유예기간이 부여된 만큼 첫 신청에서는 상품 수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대신 가입자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는 취지에 맞춰 적어도 모든 등급별로 사전지정운용 방법을 마련한 상품군을 대상으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내년 7월까지 유예기간이 주어진 만큼 올해는 신청 시 상품 수 제한에 강제성은 두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도 가입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초저·저·중·고위험으로 적어도 4개 상품을 갖춘 상품 위주로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은 디폴트옵션에 도입될 상품들의 신청을 받은 후 기초 심의와 본심의를 거쳐 상품의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기초 심의에서는 실무위원회가 본심의 상정을 위한 평가 자료 등을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본심의에서 심의위가 논의 방식으로 적합 여부를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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