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이뤄낸 ‘비비고 만두’ 성공 경험을 발판으로 유럽 식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유럽은 한식 불모지로 꼽히지만 영국을 중심으로 레디밀(Ready Meal·조리 과정 없이 데우기만 하면 되는 식품) 시장이 발달돼 있어 성장 기회가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인 입맛에 맞춘 만두·가공밥·김·한식 치킨 등을 출시해 유럽에서 2027년까지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목표를 세웠다고 5일 밝혔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비비고 만두 등을 출시해 유럽 시장에 첫 진출했고, 2021년까지 연평균 38%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유럽 매출은 4년 만에 4.5배 성장한 약 6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에는 영국 법인을 세웠으며 2018년 인수한 독일 냉동 식품 기업 마인프로스트, 올해 초 준공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 등 생산 거점도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성장세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비비고 만두를 필두로 닭고기 만두, 100% 식물성 만두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가공밥·한식 치킨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을 현지 채널에 입점시켜 레디밀 시장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김은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는 스낵 제품으로 선보인다.
K-푸드와 함께 아시안 푸드 사업도 적극 확대한다. 유럽에서 동남아식 롤이 한국식 만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아시아 음식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필요하면 현지 식품 업체 인수합병도 검토할 계획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유럽을 빼고는 우리의 글로벌 전략이 완성되지 않으며, 퀀텀점프 전략이 필요하다”며 “런던·파리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비비고 제품을 카트에 담는 소비자들을 보며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고, 유럽 현지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글로벌 1등을 향한 강한 열정과 의지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철학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비비고’ 브랜드로 K-푸드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넘버원 아시안푸드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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