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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침체보다 금리가 더 중요”…“국채금리는 또 역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 나스닥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에 1.75%나 상승했다. 연합뉴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경기침체 공포가 투자심리를 짓눌렀음에도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침체 우려에 급락하면서 나스닥이 1.7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16% 오른 반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42% 떨어졌는데요. S&P500은 장초반 -2%대에서 낙폭을 줄이더니 결국 상승 마감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경기침체 자체보다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인상 가능성 하락이 더 중요했던 셈인데요.

이날 시장은 침체 얘기로 도배 됐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에 폭락하면서 배럴당 100달러가 무너졌고 2년과 10년물 미 국채금리의 역전현상도 나타났죠. 오늘은 증시와 유가, 경기침체에 관한 분석 전해드리겠습니다.

“10년 물 연 3% 밑에서 또 역전”…“씨티, 경기침체 땐 연말 유가 65달러”


이날 오후3시10분 현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2.815%, 2년은 2.829%로 2년이 10년보다 높았는데요. 대표적인 2년과 10년 물 사이의 금리역전이 발생한 것이죠. 이안 린겐 BMO의 미국 금리전략 헤드는 “10년 만기 금리가 3%를 밑도는 상황에서 금리역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측면에서 보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국채금리 역전이 경기침체의 신호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고 맞지 않는 적도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침체에 관한 좋지 않은 징조들이 최근 계속 쌓이고 있기 때문에 다시 주목받는다고 보면 될 듯한데요. 대럴 크롱크 웰스 파고 웰스&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6%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는 2%대 후반의 마이너스 수치가 나올 수 있어 기술적 침체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이 상황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2년보다 10년 만기 채권금리가 낮다는 것은 침체에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지요. 이것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겼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단기국채 금리가 장기보다 높을 때 투자자들은 경기둔화가 금리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볼 수 있다”며 “국채금리 하락이 기술주 부문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봤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군잔 바너지 기자도 CNBC에 출연해 “최근의 원자재 가격 하락은 희미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것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라며 “아마도 시장은 최악의 인플레는 지나지 않았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씨티와 JP모건의 유가 전망이 극과 극이다. 5일(현지 시간) 월가에서는 누구의 전망이 맞느냐가 큰 이슈였다. AP연합뉴스


실제 경기침체를 점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유가도 급락하고 있는데요.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2%(8.93달러) 떨어진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WTI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5월11일 이후 약 두 달 만입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9.7%(10.99달러) 급락한 102.51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는데요.

이날 씨티는 경기침체가 오게 되면 유가가 연말까지 65달러로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씨티는 “역사적 증거는 최악의 글로벌 경기침체 때는 세계석유 수요가 감소한다는 것”이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유가가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유가가 씨티 예측대로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여준다면 인플레도 정점을 찍고 완화하는 모습을 보여줄테고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요. 추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필요 없어질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죠.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경기침체에 따른 요인보다 연준이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습니다.

“경기침체에 떨어져도 80~90달러 밑으론 안 간다”…“美 소비자 코로나19 때 쌓아놨던 돈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은데요. 우선 유가 전망이 크게 엇갈립니다. 현재 JP모건은 씨티와 반대인데요. 이들은 러시아가 보복 조치로 원유공급량을 제한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38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는 하루 평균 500만 배럴을 감축한다는 전제인데 300만 배럴을 줄이면 유가가 190달러가 될 수 있다는 거지요.

둘 다 대형 금융사인데 차이가 커도 너무 큽니다. JP모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경기둔화 속 고물가가 유지되거나 최악의 경우 높은 물가와 경기침체가 함께 올 수 있는데요.

블룸버그TV에 출연한 암리타 센 에너리 에스펙츠 리서치의 디렉터는 씨티는 60달러대를 얘기하고 JP모건은 380달러를 말하고 있다는 질문에 “우리는 실질적으로 러시아가 500만 배럴을 감축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들이 에너지를 무기화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동안 러시아는 원유와 가스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이성적으로 행동해왔으며 원유를 줄이더라도 200~300만 배럴 정도가 될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원유 가격이 80~90달러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는 수년 간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간 내 많은 양을 증산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유가가 떨어져도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380달러도 과하지만 그렇다고 65달러 수준도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인데요. 80~90달러 아래로 하락하지는 않을 거라는 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국 가계의 저축률이 확연하게 떨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는 경기침체 전망에도 8월 인도분 경질유 아랍라이트의 공식 판매가격을 전월 대비 배럴당 2.8달러 올리기로 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판단에 다음달 유가를 인상했다”며 “거의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는데요.

골드만삭스의 예상도 상방 리스크가 있다는 쪽입니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글로벌 헤드는 “금융시장은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냐를 바탕으로 기대에 따라 움직이지만 원자재는 현물자산이고 오늘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에 달린 시장”이라며 “원자재 시장의 경우 미래가 안 좋을 것이라고 예측되면 공급이 부족해져 오늘 시장은 강세장이 나타난다. 원유 시장은 여전히 매우 타이트하며 재고 수준이 낮아 단기로 배럴당 140달러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최근 들어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가는 아직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현 시점에서 유가가 떨어지는 것은 공급 확대에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침체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도 새길 부분인데요.

미국의 소비가 줄어드는 기미가 보인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5월 개인저축률은 5.4%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4월의 34%보다 크게 낮아졌는데요. 5월 수치는 지난 10년 간의 평균보다도 낮습니다.

무디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작 이후 미국 가계가 2조7000억 달러의 추가 저축을 쌓았는데 이를 쓰기 시작해 현재 약 1140억 달러를 쓴 것으로 보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가계가 인플레에 대처하기 위해 저축을 쓰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여윳돈도 바닥을 드러낼테고 소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미 증시, 하반기도 좋지 않아” vs “저점? 공매도 6월에 감소”…연준 정책 바꿀지가 핵심


이제 증시 전망을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짐 레이드 도이치뱅크 글로벌 펀더멘털 신용 전략 헤드는 “좋은 소식은 상반기가 끝났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하반기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이라고 했는데요. GPS 캐피털 마켓의 데이브 피어스 디렉터는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아직 찍지 않았고 유가가 하락할 명백한 계기가 없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습니다.

차트 분석가인 캐이티 스탁턴은 “투자자들은 증시가 계속해서 떨어지고 이르면 이달 중 주요 지지선을 뚫고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6월 공매도가 5월보다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는 겁니다. 데이터 분석 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6월의 공매도 증가분이 200억 달러로 5월 610억 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고 합니다. 200억 달러는 올해 대부분의 달에 기록한 수치보다도 적다고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공매도는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할 때 늘게 됩니다. 거꾸로 주가가 저점에 가까워지면 공매도가 줄어들 수 있는데요. 적어도 ‘꾼’들은 그렇게 본다는 말이죠. 밥 돌 크로스마크 글로벌 투자의 CIO는 “시장이 높은 수준에 있을 때는 공매도를 하고 싶어하고 바닥에 있을 때는 공매도를 멈추고 싶어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월가에서는 후반기가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다우존스마켓데이터를 보면 S&P500이 상반기에 최소 15% 하락하면 하반기에는 평균 24% 올랐다고 합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S&P500의 연말 전망치를 크게 내렸는데 그럼에도 하반기가 지금보다 나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이들은 예상치를 기존 4900에서 4300으로 내렸습니다. 이날 마감(3831.39)보다 12.2%나 높은데요. 크레디트스위스는 경기침체 우려가 아니라 자본비용의 상승을 이유로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조나단 골럽 크레디드스위스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둔화하는 것은 맞지만 침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침체가 예상되더라도 물가가 내려가지 않으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연준의 움직임입니다. 이날 증시가 경기침체 우려에도 시중금리 하락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기댄 것이라면 연준이 이들 생각만큼 움직일 것이냐가 핵심인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밝혔듯, 이제 연준은 침체보다 가격안정성을 더 중시합니다. 파월 의장이 “우리가 너무 멀리갈 위험이 있지만 나는 이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큰 실수는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봐야합니다.

경기침체에 빠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은 잡겠다는 것이죠. 이는 물가가 안정된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기 전까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월가에서 7월은 그렇다고치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중시하는 이유지요. WSJ은 “연준은 나중에 더 심각한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지금 침체 위험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유가도 아직 방향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시는 여전히 조심할 때입니다.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를 완전히 재개하면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구요. 인플레가 내려가도 연준의 정책목표인 2%까지는 한참 남았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미 의회조사국에서 나오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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