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0.35%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36%, 0.23% 뛰었는데요.
이날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온 뒤 잠깐 하락했다가 이후 상승했습니다. 막판에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의사록에서는 큰 틀에서 새로운 내용이나 강력한 매파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는데요.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거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월가에서는 경기침체 우려에 투자자들이 향후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그렇게 많이는 못 올릴 것이라는 기대인데요. 오늘은 6월 FOMC 의사록과 시장 상황 전해드리겠습니다.
6월 의사록 “인플레 지속하면 더 제약적으로…긴축정책, 경제 성장속도 둔화”
우선 6월 FOMC 의사록에서 알아야 할 것들은 아래 7가지입니다.
①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 시 더 제약적인 수준의 정책이 적절”→추가적인 금리인상 시사
② “참석자들 긴축 정책이 한동안 경제성장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금리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 시인
③ “많은 참석자들 현재 상당한 위험은 사람들이 위원회의 결정에 의문을 품기 시작해 인플레가 고착화하는 것”→인플레 기대의 중요성 강조
④ “미시간대 조사 등 일부 인플레 기대가 상승했음을 중시”→향후 연준 정책 예측 시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 수치 잘 들여다볼 필요
⑤ “이번 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확장 중에 있으며 소비 여전히 강해. 다만 기업들의 고정투자와 주택시장 둔화하고 있어”→경제 여전히 강하나 둔화 움직임 일부 포착
⑥ “7월에는 0.5~0.75%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 적절”→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 재확인
⑦ “5월 회의 이후 단기 인플레 전망 악화. 참석자들 5월 CPI 본 뒤 인플레 크게 우려→막판까지 경제지표 중요. 6월에도 주말 내 인상폭 변경 추정
이날 의사록을 보면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할 경우 심지어 더 제약적인 수준의 정책이 적절할 것”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말 그대로 인플레이션이 떨어지지 않으면 금리를 더 올리겠다, 이런 뜻입니다. 자카리 그리피스 웰스 파고의 거시 전략가는 “앞으로 시장이 주목할 것은 의사록의 문구에 따라 연준이 얼마나 더 제약적인 수준으로 가는 것이 적절하느냐일텐데 그것은 아마도 기자회견에서 말했던 것보다 더 매파적인 것일 것”이라고 했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예측 가능한 수준의 발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월 의장이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중립수준을 넘어 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의 긴축을 할 수 있다는 말을 해왔다는 점, 최근 연준이 과도한 긴축에 따른 위험보다 가격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언급을 했었기 때문인데요.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별다른 내용은 없어 보인다”며 “6월 FOMC 이후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이렇게 경기가 둔화하면 연준이 금리를 많이 올릴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의사록 내용 자체도 (큰 의미가 없는) 구문에 가까워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긴축이 경제성장 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는 것은 연준이 금리인상의 결과 경기둔화나 한 발 더 나아가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물가를 위해서라면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6월 FOMC 뒤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났지만 파월 의장과 연준은 인플레이션 기대와 미시간대 조사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를 거꾸로 보면 우리가 연준의 정책 전환을 판단할 때 인플레이션 기대와 미시간대 조사상의 수치를 잘 볼 필요가 있음을 뜻합니다.
또 하나, 전년 대비 8.6% 상승하면서 예상을 웃돈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고 FOMC 위원들이 물가상승이 꺾이지 않으며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는 위원들이 5월 CPI 수치를 보고 6월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기조를 최종 확정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5월 CPI가 6월10일(금)에 나왔고 13일 월요일에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갑자기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사가 나왔었습니다.
6월 FOMC가 6월14~15일까지 열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CPI가 나온 뒤 주말 동안 연준 인사들이 긴급하게 움직였음을 추정해볼 수 있는데요. 한 발 더 나아가면 7월 FOMC의 금리인상폭도 13일의 6월 CPI가 핵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연준 기준금리 정점 수준 4.08%→3.24%”…“내년 말에는 급격한 금리인하” 분석도
6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되기 전인 이날 오전 CNBC에서 월가의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분석이 나왔는데요. 시장에서 보는 이번 금리인상 주기에서의 정점이 3주 전인 6월14일에는 4.08% 수준이었는데 이날 3.24%까지 내려왔다는 겁니다.
또 지금의 기준금리가 내년 4월까지 지속적으로 올라가다가 내년 하반기에는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인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듯 ‘경기침체 우려 확산→국채금리 등 시중금리 하락→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월가에 분명히 있는 겁니다. CNBC에서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베테랑인 스티브 리스만은 “시장은 침체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연준이 내년 후반에는 꽤 급격한 금리인하로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는데요.
이를 고려하면 이날 연준의 의사록 발표 뒤에도 증시가 상승 마감한 것은 예상 가능한 수준이 담겨있었다는 점과 금리를 더 많이 올릴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것이 결국 기준금리 인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이날 의사록의 문구가 6월 FOMC 때보다 좀 더 매파적이라고 해도 시장 입장에서는 ‘경기침체 가능성 증가=기준금리 인하=호재’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죠.
시장의 움직임을 100%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비슷한 상황에서 자신만의 예측과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는데요. WSJ는 “CME 그룹에 따르면 연준의 정책금리가 12월까지 3.5%까지 올랐다가 2023년 중반에 하락할 가능성이 대략 50% 정도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이날도 경기침체에 관한 얘기가 쏟아졌습니다. 2년과 10년물 국채금리는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한 6월 FOMC 의사록에 상승했지만 금리역전 현상은 지속됐는데요.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보여준다는 구리의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죠.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4월 이후 세계 경제 전망이 상당히 어두워졌다”며 “높아진 리스크를 감안하면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10년 물 국채금리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이날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한 의사록에 국채금리가 상승했지만 3주 전 기록한 3.482%가 이번 주기의 최정점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연준 임무 달성했다고 말하기 힘들어”…“지금으로서는 7월 0.75%포인트 가능성”
하지만 어제도 설명 드렸듯 물가가 필요한 만큼 제대로 떨어지느냐 이것이 관건인데요. 스티브 와이스 쇼트 힐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연준은 원 웨이밖에 없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을 보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반등한다는 어떤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대표적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우리는 지금 경기침체에 있으며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이를 침체라고 판단하든 안 하든 2분기 연속 GDP가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임금은 주식이나 금과 달리 여전히 오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관심은 7월 FOMC인데요.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물가잡기 의지를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7월 FOMC에서도 0.75%포인트를 올리는 것이 유력하지 않느냐 이런 말들이 제기되는데요. 켈시 배로 JP모건 자산운용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고용시장은 매우 강한 반면 GDP는 약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아직은 연준이 그들의 임무(물가안정)를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는 때가 아니"라며 “그들이 보는 데이터는 이에 대하 어떤 신호도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좀더 오래 갈 것으로 보며 7월에도 0.75%포인트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6월 FOMC 의사록에서 다시 한번 확인된 것도 경기둔화 가능성에도 물가잡기가 우선이라는 점이지요. 고용시장도 강합니다. 고용보고서를 봐야 하지만 이날 나온 노동부 자료를 보면 5월 구인 건수가 1130만 건으로 4월(1170만 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함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연준의 큰 폭의 금리인상을 가능하게 하는데요. 연준이 6월에 0.75%포인트를 전격 인상했기 때문에 이번 달에 0.5%포인트로 인상폭을 낮추면 뭔가 물가대응 의지가 약하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막판까지 데이터를 봐야만 한다는 요건이 분명히 존재하죠. 6월에도 그랬기 때문인데요.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이번 달에 연준이 0.5%포인트를 인상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며 “침체 논쟁이 많은 지금 상황에서 굳이 0.75%포인트라는 파격적인 움직임을 해야 할지 의문이다. 0.5%포인트도 결코 작은 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앞서 언급드렸던 대로 13일에 있을 6월 CPI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수치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핵심인데요. 8일 발표될 고용보고서와 함께 6월 CPI를 보면 연준이 어떻게 나올지 1차적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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