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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받은 허준이 교수…이재용이 먼저 알아봤다

/연합뉴스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39)가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가운데 과거 삼성호암상을 받았던 이력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제안으로 지난해 삼성호암상에서 '물리·수학' 부문이 신설된 뒤 첫 수상자였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이 허 교수의 진가를 먼저 알아봤다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호암상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부친인 이병철 창업자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한 상이다. 본래 과학·공학·의학·예술·사회공헌 등 5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을 선정, 순금 50돈의 금메달과 상금 3억원을 수여하다가 지난해 과학 부문을 '물리·수학'과 '화학·생명과학'으로 나눠 시상분야를 6개로 늘렸다.

2021 삼성호암상 수상자 명단/사진제공=호암재단




호암과학상 세분화에는 기초과학 분야를 강화해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 부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단단히 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확대 시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6년 만에 시상식을 찾아 삼성호암상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삼성호암상은 첫 해부터 올해까지 총 164명의 수상자를 냈다. 지급된 총 상금은 307억원이다.

허 교수가 받은 필즈상은 1936년 제정돼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이다.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필즈상은 한 번 시상할 때 보통 2∼4명의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 5000캐나다달러(약 1500만 원)의 상금도 전달된다.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메달은 지름 9㎝ 크기로 앞면에는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인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얼굴과 함께 라틴어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 세상을 움켜쥐라’고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수학자들이 뛰어난 업적에 (이 상을) 수여한다’고 적혀 있다.

삼성호암상의 역대 수상자 중에는 필즈상 외에 노벨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학자도 다수다. 세계적 학술정보 서비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옛 톰슨 로이터)는 호암상 수상자인 찰스 리 미국 잭슨랩 교수, 유룡 KAIST 특훈교수,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등을 ‘노벨상을 수상할 유력 후보’로 꼽았다. 재계 한 인사는 "삼성호암상이 전 세계 기초과학 발전에 이바지하면서 한국계 연구자들을 더 높은 반열에 올려놓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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