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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폴란드에 유럽 최대 동박공장…'동박 대전' 가열[뒷북비즈]

9000억원 들여 폴란드 생산기지 구축

2024년 하반기 年 5만톤 본격 양산 돌입

전기차 배터리용 수요 年평균 40% 성장





SK그룹의 화학·소재 기업 SKC(011790)가 폴란드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동박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2차전지 필수 소재인 동박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고되면서 이 소재를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모양새다.

SKC는 100% 투자사인 SK넥실리스가 지난 7일(현지 시간)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시 E모빌리티 산업단지에서 동박 생산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SK넥실리스는 2024년 상반기까지 총 9000억 원을 투자해 연산 5만 톤 규모의 생산 시설을 짓는다. 이미 운영 중이거나 건설하기로 계획한 현지 동박 공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본격적인 양산은 2024년 하반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착공식에는 야체크 사신 폴란드 부총리를 비롯해 박원철 SKC 사장, 이재홍 SK넥실리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SK넥실리스의 혁신 기술 사업이 폴란드에서 진행된다는 점이 굉장히 기쁘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SK넥실리스는 2차전지용 동박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업체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7월에도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5만 톤 규모의 생산 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북미에서는 연산 5만 톤 규모의 동박 공장 건설을 목표로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 전북 정읍에서도 공장을 6곳이나 가동한다. 폴란드·북미 공장이 양산에 들어갈 경우 SK넥실리스는 아시아·북미·유럽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동박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SKC 관계자는 “2025년까지 글로벌 생산 규모를 연산 25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고도의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넥실리스가 공격적으로 동박 생산 능력을 확장하는 데는 한국과 중국·일본의 경쟁사들을 물량으로 압도해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머리카락 두께 15분의 1 정도의 얇은 구리 막인 동박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두께는 얇지만 뛰어난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진입 장벽도 그만큼 높아 동박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머지않아 동박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최근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수요가 연평균 40%가량씩 성장해 2021년 26만 5000톤에서 2025년 74만 8000톤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박 시장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면서 다른 경쟁사들도 잰걸음을 걷고 있다. 특히 국내 2위 동박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에 유수 대기업들의 이름이 잇따라 거론된 점은 이를 방증하는 대표 사례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롯데가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사업에 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동박 사업 인수가 기존 소재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IB 업계에서는 LG화학도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역시 한때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9위인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달 캐나다에 공장을 착공하고 헝가리에서는 기존 생산 시설을 늘린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박 수요는 지속적으로 많지만 수급은 빠듯한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자금 조달로 적기 대응만 한다면 앞으로 3~4년 고성장은 담보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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