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가 지속되는 자동차 수요와 원화 약세를 연료 삼아 질주하고 있다. 완성체 기업들이 2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공포도 이들 기업의 발목을 잡지 못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8일 전날보다 3000원(1.71%) 오른 17만 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아도 전날보다 1.45% 상승한 7만 68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기업 모두 2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지난 달 29일 독일에서 배기가스 조작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후 6일까지 주가가 각각 7.26%, 7.94% 빠졌지만 반등을 꾀하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2분기 시장의 추정치보다 더욱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예측이 투자심리를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2조 2800억 원, 1조 9330억 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컨센서스를 각각 4.44%, 11.12% 웃돈는 수치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가 깜짝 실적을 낼 확률이 각각 75.7%, 71.7%”라며 “이익이 망가지지 않는 기업은 주가 조정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들의 2분기 호실적 전망 배경에는 끊임없는 수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생산이 늦어지면서 수요가 쌓였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 재고는 미국 기준 각각 34일, 18일 수준이다. 공급 과잉과 수요 초과를 가르는 기준인 최적 재고 70~80일 대비 현저히 낮으며, 역대 최저 값이다"며 "자동차는 경기 소비재이자 동시에 필수 소비재라는 점에서 자동차 업종의 2분기 시장 대비 상대주가 초과 수익 지속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달러도 실적을 뒷받침한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8원 상승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동에 따라 판매보증충당금이 3800억 원 가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평균 환율 상승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며 "현대차의 평균 환율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를 4700억 원으로 추정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환율 상승을 동인으로 완성차 주가 상승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엔화 약세의 영향이 줄었으며 환율 효과로 손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센티브 절감으로 비용이 줄어드는 것도 호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에서 인센티브를 경쟁사보다 크게 줄였으나 점유율이 오히려 올라가고 있다"며 "인센티브 절감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는 사상 최대 수준인 6208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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