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사진) 신임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 안정을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로 꼽았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아울러 금산분리 완화 등 전통적 규제의 과감한 개선도 약속했다.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은 11일 취임사를 통해 "예상치 못한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면서 경제·금융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으로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금융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적시에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금융위는 과거 수차례의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며 "예상되는 상황에 따른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 및 정책 대안들을 재정비하고 있고 향후 필요 시 새로운 정책들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와 금리가 급등하면서 서민,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 부문에 대한 금융 부문의 '포용성'도 강조했다. 그는 "취약계층 지원은 범정부차원에서 모든 부처와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 노력해야 하는 과제"라며 "필요한 금융지원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취약계층 지원 추경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그는 고금리대환대출(8조5000억원), 채무조정을 위한 3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새 출발기금 등 취약층 지원 추가경정예산 사업을 속도감 있게 시행하고, 아울러 취약계층 금융애로 대응 TF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겠다고 전했다.
금융산업 규제 혁신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혁신을 지연시키는 규제가 무엇인지, 해외기업 및 빅테크 등과 불합리한 규제 차이는 없는지 등을 우선 살피겠다는 계호기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불필요하거나 차별받는 부분은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과거의 전통적 틀에 얽매여 구애받지 않고 과감히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사업모델과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해 필요한 규제개선을 건의하면 각 분야 최고의 민간전문가와 업계로 구성된 TF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적극적으로 허용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서 그는 "가상자산 관련 기술의 미래발전 잠재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국제표준을 바탕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하면서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가상자산 관련 생태계가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면서 건강하게 육성돼 나가도록 뒷받침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취했다.
끝으로 실물경제 지속 성장을 위한 금융권의 안정적인 뒷받침 역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성장잠재력 저하에 직면한 우리 경제는 민간의 과감한 투자 및 혁신성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최근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금융권 내 유동성이 안전자산에만 머물지 않고 혁신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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