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과 성과급 부문에서도 이견을 좁히며 파업 없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현대차(005380) 노사는 12일 울산 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5차 임금 교섭에서 기본급 4.3% 인상과 성과급 300% 및 550만 원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대비 연봉이 9%가량 높아지는 선에서 결정됐다.
구체적으로 잠정 합의안은 기본급 9만 8000원 인상, 수당 1만 원, 경영 성과급 200% 및 400만 원, 품질 향상 격려금 150만 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특별 격려 주식 20주(약 360만 원 상당), 전통시장 상품권 25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았다. 수당 1만 원을 더하면 기본급이 사실상 10만 8000원 오르는 셈이다. 기본급이 10만 7000원 상승한 2013년 교섭 이후 처음으로 인상 폭이 10만 원을 넘은 것이다. 추가적으로 노사는 연구직군의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4년 연속 파업 없이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임기를 시작한 노조 집행부가 강경 성향이고 파업권까지 확보한 상태라 분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돼왔다. 하지만 회사가 국내 투자와 고용 관련 안건을 선제적으로 수용하며 노사가 큰 갈등 없이 여름휴가 이전에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집행부는 고용 안정 문제를 중점적으로 요구해왔고 회사 측도 구체적인 국내 투자 계획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에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잠정 합의안이 19일로 예정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현대차 임금 교섭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현대차의 무분규 잠정 합의는 기아와 르노코리아·한국GM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의 다년 합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으며 한국GM도 기본급 인상, 가동 중단 예정인 부평 2공장에 대한 전기차 생산 할당 등을 놓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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