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 우려에 연일 위축되던 대만 증시가 3%에 가까운 반등세를 기록했다. 대만 정부가 약 2년 만에 증시안정기금 투입을 허가하면서 기대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대만 자취엔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8% 오른 1만 4324.6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지수는 2.72% 내린 1만 3950.62에 장을 마감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1만 4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다. 연초 대비 자취엔지수의 하락률은 21.60%에 이른다.
특히 올 들어 대만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TSMC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기준 TSMC의 주가는 79.10달러로 1월 대비 40%가량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대만 정부가 증시안정기금 투입을 허가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만 재정부는 전날 임시 회의를 열고 증시안정기금이 증시 부양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앞선 11일 기금이 시장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자취엔지수는 이틀 새 3.55% 급락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증시안정펀드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시 불안정성을 언급하며 “시장이 급변하면 증안기금(증시안정펀드)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2020년 3월 말 코로나 초기에 7600억 원 규모의 증안펀드를 조성해 4월 초 가동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발표 이후 투심이 개선되며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실제로 기금을 투입하지는 않았다. 발표 당일이었던 3월 2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8.6% 오른 데 이어 다음날에도 5%대의 오름폭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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