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2차전지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이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사상 최대 경쟁률을 달성했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11~12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총 1786곳의 기관이 참여해 2269.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국내 공모주가 수요예측에서 22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수요예측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용 공정가스 제조업체 아스플로(159010)(2142.7 대 1)였다. 코스피 상장사로는 지난 1월 IPO를 완료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2023 대 1)이 최고 경쟁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뜨거운 입찰 열기에 공모가도 희망가 범위(4만 700~4만 7500원) 상단을 5.3% 웃도는 5만 원으로 결정했다. 참가 기관 중 96.2%(1718곳)가 희망가 상단을 웃도는 가격을 써냈다. 확정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아지면서 성일하이텍이 IPO를 통해 모집하는 금액도 기존 1087억~1268억 원에서 1335억 원으로 늘어났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도 4994억~5828억 원에서 6135억 원으로 불어났다.
IPO 시장 냉각기에도 성일하이텍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한 이유는 폐배터리 수집·전처리는 물론이고 소재 생산까지 2차전지 재활용 일괄 공정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는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040년까지 연 평균 3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성일하이텍도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123% 늘어난 1472억 원을 기록하는 등 산업 성장의 수혜를 보고 있다.
이번 수요예측 흥행은 상장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대신증권(003540)의 공모 실적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우선 KB증권의 경우 코스피·코스닥 사상 최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LG엔솔과 성일하이텍을 모두 대표 주관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대신증권 역시 2차전지 분야 IPO ‘트랙 레코드(실적)’를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 앞서 대신증권은 국내 양극재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247540), 2차전지용 전해질 제조업체 엔켐(348370) 등 다른 2차전지 주요 소재주의 IPO를 대표 주관하기도 했다.
성일하이텍은 오는 18~19일 KB·대신증권과 인수회사인 삼성증권(016360)을 통해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실시한다. 상장 예정일은 이달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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