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경쟁시대에 내몰린 지역 은행의 공통된 화두는 지역 사회와의 상생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지역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태오(사진) DGB금융그룹 회장은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ESG 경영은 금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흐름”이라며 “지역 사회에 ESG 경영을 확산해 DGB금융그룹이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SG 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으면서 수출 현장에도 ESG 기준이 가파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수출에 주력하는 지역 기업은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ESG 기준에 맞춰 제품을 제조했다는 증빙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김 회장이 ESG 경영 확산을 위해 ‘ESG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친환경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DGB금융그룹은 올 3월 경북경제진흥원과 중소기업 ESG 경영 확산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DGB는 올 상반기 ‘ESG 경영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5회에 걸쳐 200여개 지역 중소·중견기업 경영진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ESG 경영의 필요성과 체계적인 도입 방안을 교육했다.
김 회장은 “ESG 경영 교육 이후에는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 현황에 대한 무료 진단과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지역 기업이 ESG 경영을 내재화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펼쳐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DGB는 2006년 국내 금융권 최초로 지속가능한 경영 선포식을 개최하고 전사적인 지속가능 경영체계를 구축하며 ESG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ESG 경영을 확산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결과 국내 금융권에서 ‘ESG 선구자’로 평가 받는다.
DGB의 ESG 경영 성적표는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회사 모건스탠리의 ESG 평가에서 ‘AA’ 등급을 최초로 받았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는 2년 연속 ‘A+’ 등급을 획득한 뒤 ‘ESG 우수 기업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국내 최초 11회 수상,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8회 수상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DGB의 ESG 경영은 친환경 금융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신규 채권 투자를 중단하며 탈석탄 금융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어 강원 삼척시 신규 석탄발전소의 회사채 인수를 거부하는 등 실질적인 친환경 금융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DGB그룹은 지난해 ESG 분야에서만 58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고 3조 2000억 원 규모 여신을 지원했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넷제로 2050’ 전략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차세대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친환경 전략을 얼마나 선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꾸리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DGB그룹은 지역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온·오프라인 금융 교육 플랫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20년부터 전국 최초 금융복합체험공간인 ‘DGB금융체험파크’를 개관했다. 김 회장은 “360㎡ 규모의 DGB금융체험파크는 연인원 1만명 수준의 방문자를 대상으로 은행, 증권, 보험,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화된 금융 교육과 체험을 제공한다”며 “올 4월에는 언택트 시대를 맞아 편리하게 금융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비대면 플랫폼 ‘IM행복금융교실’ 앱도 출시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9년 2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최고경영자(CEO)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미래 CEO 후보자와 임원 등 핵심 인재풀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하는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제대로 CEO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CEO를 관리하고 견제하는 이사회가 제대로 작동해야 조직이 똑바로 간다”며 “이사회를 검증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해 앞으로 DGB그룹의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독립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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