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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적우려 과장돼 vs 하반기 이후 중요”…J&J 강달러에 타격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어닝 전망을 두고 월가의 시각이 엇갈린다. 낙관론자들은 2분기 어닝 우려가 크게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로이터연합뉴스




애플의 고용과 지출 축소에 하락했던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이번엔 2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판단에 크게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이 3.11%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2.76%, 2.43% 뛰었는데요.

이날 증시가 강세를 띄면서 전반적인 우려에도 증시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요. 어닝 우려가 지나쳤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며 오르더라도 단기랠리에 불과하다는 말도 많은데요. 오늘은 증시 전망과 함께 강달러에 본격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미국 기업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가까운 시기 내 침체는 없으며 내년엔 금리인하”…BofA “비관론 최대, 역발상 투자 시사”


우선 낙관론부터 알아보죠. 월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낙관론의 근거는 주로 미국 경제는 아직 강하며 가까운 시기 내 경기침체는 없지만 내년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멈추고 그 수준을 낮출 수 있다고 보는 데 있습니다. 연준이 연말까지 중립 수준 이상으로 금리를 빨리 올리고 경기둔화가 더 가속화하면 내년에는 금리인상이 끝날 것이라는 얘기죠.

빅테크는 아직 아니지만 상당 수 기술주들의 주가가 상당히 떨어졌다는 점도 한몫합니다. 에너지 업체들의 이익에 S&P500 기업 실적치에 착시현상이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적지 않은 기업들은 이미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는데요.

반면 2분기 어닝은 생각보다 괜찮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날 오전까지 S&P500 기업 가운데 약 9%가 실적을 내놓았는데 이중 3분의2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 넘었는데요. 관심이 컸던 넷플릭스의 경우 2분기 구독자 감소가 20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의 절반인 97만 명이 줄어드는데 그쳤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어닝 종말에 관한 얘기는 크게 과장됐을 수 있다. 투자자들이 증시가 바닥이라는데 베팅했다”며 “투기적 성향이 있었던 대부분의 기술주는 고점 대비 최소 50% 떨어졌다. 캐시 우드가 사랑한 스포티파이와 로쿠, 트윌리오, 쇼피파이 그리고 줌 등은 지난 3~5개월 동안 이익 전망치가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BofA의 펀드 매니저 설문조사. 시장상황에 대한 비관론이 역대 최대치임을 보여준다. BofA


어제 시장을 흔든 애플도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우리가 크게 기대하고 있는 AR/VR 헤드셋을 포함해 2023년까지 제품 라인업과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날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대표는 낙관론의 이유 5가지를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① 경제성장의 완만한 둔화와 함께 하반기 인플레이션 하락 ② 연준, 7월과 9월 0.75%p씩 인상해 3.00~3.25%되면 긴축 종료 ③ 6월 소매판매(전월 대비 1% 증가)와 산업생산 등 보면 6월16일이 바닥이었을 수 있음 ④ 지정학 문제와 식량·에너지 공급은 미국시장 투자 증가하게 함 ⑤ 투자 심리가 최악. 많은 이들이 항복 등입니다.

이중 마지막 항목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분석과도 일치하는데요. BofA가 259명의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지난 주 실시한 조사를 보면 글로벌 성장과 이익에 대한 기대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았다고 합니다. 경기침체에 관한 예상은 코로나19 침체 이후였던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다고 하는데요.

이들의 주식 투자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낮고 현금비중은 2001년 이후 최고라고 합니다. 응답자의 58%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낮은 리스크를 지려고 한다고 했는데요. BofA는 이 같은 대답을 근거로 “투자심리가 최대로 약하다”며 “이는 역발상 매수의 신호일 수 있다. 올해 하반기 펀더멘털은 좋지 않지만 향후 몇 주 동안 랠리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습니다.

“실적, 2분기 아닌 하반기나 그 이후가 중요”…“달러강세·에너지 가격·인플레 등 변수 줄줄이”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많습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케빈 메릿은 “투자심리가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우리는 큰 전술적 랠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현재 상승세를 놓치는 것보다는 하락에서 보호하는 것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순간순간의 상승이나 단기 랠리를 놓쳐 아쉬워하기보다는 주가하락에서 수익률을 보호하는데 관심이 더 크다는 얘기죠. 상대적으로 보수적 접근을 취하는 듯보입니다.

당장 실적만 해도 2분기는 상대적으로 괜찮을 수 있어도 둔화하는 경기와 고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소비감소가 미칠 영향을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규모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정도가 문제이지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셈이죠.

조셉 아마토 누버거 버만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아직 지금의 어려움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으며 2분기 수치는 괜찮겠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어닝 조정이 다음 몇 개 분기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가이던스다. 기업들이 하반기나 그 이후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가 향후 시장을 움직이는 동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는 금융시장도 여전히 타이트하다고 걱정했습니다.

강달러가 미국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이날 실적을 내놓은 존슨앤드존슨(J&J)은 2분기는 생각보다 좋았지만 강달러에 올해 이익과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는데요. J&J는 올해 조정이익이 기존 전망치인 주당 10.15~10.35달러에서 10.00~10.10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봤습니다. J&J 주가는 이날 1.45%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날 씨티는 강달러를 이유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목표 주가를 주당 364달러에서 330달러로 조정했습니다. 이날 종가보다 27.1% 높아 투자가치가 있음은 분명하다는 뜻이지만 강달러에 주가 예상치가 9.3%가량 하락한 겁니다.



인플레이션의 추세를 알 수 있는 8~9월도 고비인데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1%를 기록한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하락세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7월 이후부터 미국의 물가가 계속 낮아지는지가 중요하죠. 연속 3달 정도 물가가 계속 떨어져야 연준이 인플레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딜란시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이보리 존슨은 “인플레 압력은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기업 이익은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런데 인플레 수치가 다시 튀거나 농산물과 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가 움직인다면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8~9월 전후로 한번 더 주가가 하락하면서 바닥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 때문이지요. 달러 강세도 아무리 못해도 최소 몇 달은 더 간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에드 야데니의 예측이 맞으려면 결국 인플레이션이 떨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인플레 하락 없이는 나머지 근거가 힘을 잃게 되는 구조인데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아직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직 경기침체 가능성이 가격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많으니까요.

“러, 우크라 평화는 우리 조건 달성에 달려”…“美 주택착공은 9개월 만 최저”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주요 리스크입니다. 달러강세가 수요 감소에 따른 원자개 가격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같은 공급이슈가 현실화한다면 감당이 어려운데요. 유럽발 경기침체와 함께 고물가가 나타날 수 있죠.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란을 방문해 반미, 반서방 유대를 과시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지만 인도와 중국과의 끈을 유지하고 있고 이란, 튀르키예(터키)를 통한 외연확장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상황이 유럽을 넘어 미국의 중동과 아시아태평양전략(중국)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데요. 이는 러시아가 미국과 서방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전술이지만 그만큼 복잡해지는 수싸움에 평화의 길이 험난할 수도 있음을 뜻합니다.

푸틴과 만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란과 러시아는 서방의 속임수를 경계해야 한다. 두 나라는 오랫동안 협력해왔으며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며 “푸틴 대통령의 통치로 러시아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지요. 하메네이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전쟁은 가혹하고 어렵다.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는 원론적 발언이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이 러시아의 조건을 빨리 들어줘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겁니다.

특히 전 러시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페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러시아는 모든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우리의 조건에 따른 평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죠.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우위에 있음을 주장하는 것인데 평화를 바란다면 우리의 조건을 다 받아들이라는 협박입니다. 러시아 정부도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게 된 ‘특별군사작전’에 시한이 없다는 입장인데요. 장기전은 민주주의 국가에 불리한 요소라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겠습니다.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과 허가 실적 추이. 최근 하락세가 보인다. 상무부


마지막으로 이날 미국의 신규 주택착공과 허가에 관한 자료가 나왔는데요.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주택 착공 건수가 전달보다 2% 줄어든 156만 건(연환산 기준)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시장 예상치 158만 채를 밑돌았는데요.

향후 주택시장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신규주택 허가건수도 전월보다 0.6% 줄었습니다. 169만 채인데요. 주택수요가 금리상승에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날 자료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폭을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었는데요.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주택건설업체의 신뢰도가 급감해 이날 자료를 봐야 하지만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0.75%p가 유력하다고 전해드렸는데, 이날 나온 마지막 퍼즐도 0.75%p를 가르킵니다.

하루하루 데이터에 따라 증시가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조나단 크린스키 BTIG 최고 시장 테크니션은 “우리는 어지러운 시기에 있으며 바닥은 꽤 멀었다”고 했습니다. 투자는 개별 종목의 전망과 자신의 재무상황과 성향, 장기투자 여부가 중요하지만 아직 거시경제 상황이 복잡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현지 시간 20일과 21일은 다음 주인 25일부터 있을 유튜브 생방송 관련 스튜디오 작업 때문에 3분 월스트리트가 쉽니다. 22일(금)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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