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原乳)를 생산하는 낙농가 단체는 ‘용도별 차등 가격제’가 낙농 산업 말살 정책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료 가격 폭등 등으로 생산비가 급등해 어려운 상황인데 차등가격제까지 도입하면 농가 소득이 크게 감소한다는 이유에서다.
낙농가의 반발이 이어지자 차등 가격제 도입을 추진해 온 농림축산식품부는20일 전국 19개 낙·축협 조합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차등 가격제 개선안을 제시했다. 기존안은 낙농가가 유가공업체에 원유를 납품할 때 음용유 190만톤은 현재 가격 수준인 ℓ당 1100원을, 나머지 가공유 20만톤은 ℓ당 800원을 적용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음용유 195만톤, 가공유 10만톤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개선안을 낙농가들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낙농 단체들은 “사료 가격 급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생산비 이하 수준인 가공유를 생산해서 소득을 보전하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우유 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을 온전히 낙농가 탓으로 돌리는 것도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나친 유통 마진도 원인"이라며 "실제 2016년 원유가격을 인하했을 때도 유업체는 우유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새 제도 도입시 낙농가의 소득이 줄지 않게 유업체가 가공유 구매량을 늘리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낙농가는 “유업체의 추가 구매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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