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최초의 국산 초음속전투기 ‘KF-21 보라매’의 첫 시험비행을 성공시킨 안준현 공군 제 52시험평가전대 소령(시험비행 조종사)가 “임무를 수행하는데 최적의 상태를 갖춰 모두가 만족할만한 항공기(보라매)를 만들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안 소령은 20일 국방부 기자단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전날의 시험비행에 대해 “최초비행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더 크다"며 이 같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어제의 첫 시험비행에서) 이륙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가장 부담이 되엇던 순간이기도 했지만, 조종간을 당기면서 항공기가 부양하는 그 순간의 뭉클함과 감동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안 소령은 전날 오후 3시40분 경남 사천 공군 제 3훈련비행단 활주로를 이륙한 뒤 33분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착륙했다.
안 소령이 시험비행시 탑승한 전투기는 보라매의 시제기 6대중 첫번째로 출고된 1호기였다. 그는 “시제 1호기는 이륙시 가속력이 우수했으며, 부양 조작시에도 어려움 없이 원하는 조작으로 이륙이 가능했다”고 탑승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 훈련장비와 (가상의 사이버공간 속에서 전투기 조종을 연습할 수 있도록 개발된 국산 비행훈련장치인) 시뮬레이터로 훈련했던 그동안의 과정을 믿고 부담을 갖지 않고 안전하게 비행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비행도 시뮬레이터와 거의 유사했고, 안정감 있게 조작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착륙시에도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항공기 무게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착륙 충격이 매우 적어 부드러운 착륙감을 보였다”고 말했다.
안 소령은 이번 시험비행을 위해1년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고 전했다. 해당 기간 동안 계통교육부터 조종절차 숙달 훈련, 조종특성 평가, 시뮬레이터 탑승, 모의 임무수행 통합훈련, 콕핏(조종석, COCKPIT) 훈련, 각종 절차, 교범 검토 등을 쉼 없이 수행한 결과 최초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19일의) 최초 비행처럼 (보라매의) 비행시험을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수행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비행시험 가운데도 정확하게 조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라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6년까지 총 2200여회(출격회수 기준)의 비행시험을 단행해 기체의 성능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안 소령을 비롯해 총 4명의 시험비행조종사(공군 조종사 2명, 공군 예비역 파일럿 출신의 KAI 시험조종사 2명)이 우선적으로 선발된 상태다. 약 4년간 2200여회에 달하는 비행시험을 수행하려면 거의 매일 수 차례 비행을 거쳐야 하는 만큼 공군과 KAI는 시험비행조종사를 대거 확충할 예정이다.
보라매 개발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2026~2028년 공대공 공격능력을 갖춘 ‘ 블록Ⅰ’ 모델이 40대 양산되고, 2028~2032년 공대공 및 공대지 공격능력을 겸비한 ’블록Ⅱ’모델이 80대 생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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