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이 내년 기업공개에 나선다. 예금보호공사는 상장 후 보유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1일 '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우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서울보증보험을 증시에 상장시켜 현재 93.85%인 예보 보유 지분 중 10% 이상을 시장에서 매각할 계획이다. 이후 2~3년간 지속적으로 지분 매각을 진행해 예보 지분을 점차 줄인 후 중장기적으로는 경영권 매각까지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998년 IMF 직후 기업의 연쇄부도로 동반부실해 예보의 공적자금 10조2500억원을 수혈받았다. 이후 경영정상화 과정을 진행하면서 예보는 지금까지 상환우선주 상환과 배당 등으로 4조3483억원을 회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6조원에 가까운 공적자금이 남아있었다. 서울보증의 지난해 순이익은 4500억원 가량이다. 배당성향을 50%로 잡더라도 남은 공적자금을 전부 회수하려면 적어도 30년은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예금자보호법 상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의 청산 시점이 2027년까지인 만큼 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공적자금 회수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해 왔다. 이번 공자위에서 서울보증보험의 단계적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 역시 상장 후 지분 매각이 아니고서는 6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회수할 길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상장심사를 준비해나갈 방침이다. 구체적인 상장 시기와 매각물량, 공모가격 등은 앞으로 공자위 논의등을 거쳐 확정해나갈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투입돼 취득한 자산의 매각을 지속 추진하는 등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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