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 증가세가 꺾일 줄 모르고 해마다 늘고 있다. 라온화이트햇의 보이스피싱 방지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안티피싱’을 사용해봤다. 보이스피싱 시도가 감지되면 위험 알림은 물론 미리 정해둔 지인이 자신의 통화를 강제 종료시킬 수 있는 강력한 기능도 포함돼 있다. 기존 피싱 관련 앱이 피싱 앱이 깔렸는지 여부를 사후에 알아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이 앱은 피싱 관련 키워드나 번호 리스트를 관리해 문자나 전화가 들어오는 순간 알려주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덕분이다. 전화번호, 키워드, 앱 등 데이터를 꾸준히 업데이트해 이를 금융사 시스템과 연동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가 피싱범에게 돈을 송금하는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에 외형적으로 돈의 흐름만 보고는 사기 여부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수 일간 사용해보니 실제로 스팸 문자가 들어왔을 때 “스팸으로 의심되는 문자”라는 팝업 알림창이 떴다. 다만 번호를 자주 바꿔 보내는 스팸 메시지 특성 때문인지 걸러내지 못하는 스팸 문자도 적지 않았다. 메시지 창을 어지럽히는 스팸 메시지로부터 오는 피로감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걸었지만 큰 역할을 하지 못해 아쉬운 대목이었다.
전화를 통한 보이스피싱 시도는 여러 단계에 걸쳐 걸러낼 수 있다. 먼저 위험 리스트에 오른 번호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면 화면에 “보이스피싱에 위험이 있는 전화를 받고 있다”는 경고창이 뜬다. 위험 번호로 등록되지 않은 번호라도 인공지능(AI) 기술이 통화 내용 중 의심스러운 키워드를 인식해 실시간으로 진동과 함께 위험 알림을 띄운다. 여기에 더해 원격 제어나 전화 가로채기 기능이 들어간 앱이 설치될 때도 알림이 뜬다.
돌보미 기능은 보이스피싱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가족 구성원이나 지인을 위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해당 기능 탭에서 지정하고 싶은 가족이나 지인을 최대 5명까지 돌봄이로 지정할 수 있는데, 보이스피싱 문자 및 전화가 오거나 위험 앱이 설치되면 이들에게도 경고 알림이 함께 뜬다. 또 이들은 의심 전화를 강제로 종료시킬 수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돌봄이로 지정된 이도 앱을 깔아야 한다.
다만 앱은 현재 원스토어에서만 설치할 수 있어 당장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쉽다. 출시 초기인 탓인지 특정 기능을 원활히 이용할 수 없었던 점도 여러 지점서 발견돼 개선이 필요할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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