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의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정유 업계의 하반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71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1일 30.49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새 91.1%(27.78달러) 급락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와 수송·운영비 등 원자재 비용을 뺀 값이다. 정제마진이 높을수록 정유사들의 이익이 증가한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 돼야 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2달러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는 손실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제마진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 유가 하락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가속화,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석유제품의 수요가 줄고 국제 유가 하향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배럴당 127.9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는 최근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도 100달러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상반기 고유가와 정제마진의 초강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에는 이 같은 악재로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상장 계획을 철회한 것도 이 같은 부정적인 시장 전망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경기 침체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석유제품의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수급 차원에서도 개선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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