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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레벨3 운행에 '임시 딱지' 붙이는 韓

[다시 기업을 뛰게 하자] 3부 - 혁신 현장을 가다

<1> 'K자율주행 심장부' 현대차 남양연구소

■K자율주행차 '규제 발목'

임시운행허가 받은 차량 한해 허용

정보보호법에 데이터 축적도 한계

美 등 선진국선 법·제도 정비 가속







올해 말이면 국내에서도 운전자가 비상시에만 운전대를 잡는 레벨3 자율주행차가 출시된다. 비상시에도 운전자가 개입할 필요가 없는 레벨4 자율주행차도 5년 내 상용화가 목표다. 자율주행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정부와 기업이 규제 개선에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고도화된 자율주행차가 자유롭게 도로 위를 달리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와 도로 운행이 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임시 운행 허가를 받은 차량에 한해 운행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시범 운행에서도 보조 운전자의 탑승을 요구하는 등 제약이 적지 않다. 레벨4 자율주행차의 경우 기술 개발을 위한 시험 운행을 허용하고는 있지만 실제 운행을 위한 기준 자체가 미비하다. 특히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로의 진입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용 간소 면허와 운전 금지·결격 사유 등을 신설하는 등 규제 정비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개인정보보호법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개인 정보 전송 요구권이나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거부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의 기반을 이루는 데이터 축적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4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남양연구소 방문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자료 수집에 관한 문제로 인해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부분에서 규제 완화가 있다면 더 좋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한 바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사고 발생시 운전자와 차량 제조사 간 책임 소재를 따지기도 어려워진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자만을 법규 위반의 주체로 규정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교통 법규를 위반했을 경우 완성차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태다. 현재 일반화된 레벨2 이하 자율주행차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이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고 레벨3에서도 비상시 운전자가 개입하기 때문에 운전자에 책임을 물으면 된다. 하지만 운전자 개입이 없는 레벨4부터는 운전자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월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도 차량 보유자에게 배상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 레벨4부터는 사고의 원인을 시스템 오류로 볼 수 있음에도 제조사를 처벌할 근거가 없는 셈이다.

일단 정부도 관련 법 정비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자율주행차 규제 혁신 로드맵 2.0’을 내놓으며 법규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합의를 거쳐 2024~2026년 과제로 자율주행차 교통 법규 위반에 대한 행정처벌을 명확히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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