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가 대만 최대 팹리스 미디어텍 칩을 생산한다. 지난해 파운드리 재개 선언 이후 1년 4개월여만에 퀄컴, 아마존 등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반도체 생산을 수주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25일 인텔과 미디어텍은 파운드리(칩 위탁생산) 제조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인텔은 ‘인텔16(16나노급)’ 공정으로 미디어텍 칩을 생산하기로 했다. 회사가 인텔16 공정을 내년 초 도입할 것이라는 기존 발표를 미뤄볼 때, 양사 첫 협력 성과물은 내년 상반기 생산될 가능성이 크다.
미디어텍은 인텔 파운드리에 다양한 IT 기기용 칩 생산을 맡길 계획이다. 랜디르 타쿠르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사장은 “10억대 이상 IT 기기에 다양하게 활용될 미디어텍 칩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텍 측은 향후 인텔에서 16나노 이하 칩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NS 차이 미디어택 수석부사장은 “미디어택은 오래 전부터 멀티 소싱 전략을 채택해왔다”며 “IT 기기용 칩 생산을 위한 인텔 파운드리와의 협력 관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텍은 대만을 대표하는 칩 설계 기업이다. 지난해 연매출 4934억대만달러(약 21조6000억원)로 세계 반도체 업체 9위에 오르는 등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디어텍의 대다수 칩은 세계 1위 업체 TSMC를 통해 생산된다. 미디어텍은 최근 회사의 칩을 원하는 수요가 크게 늘자 인텔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공급망 안정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인텔은 퀄컴, 아마존에 이은 굴지의 칩 고객사를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파운드리 재개 선언 후 상당히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며 TSMC, 삼성전자가 구축한 양강 구도에 균열을 가하는 모습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수십조원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 오하이오, 독일 등에 파운드리 전용 라인을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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