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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사태 거취 포함 책임"…박두선, 자진사퇴 가능성 시사

■ 경영진 대국민 사과문 발표

"국가경제 큰 타격…책임 통감

새로운 원하청 상생모델 만들것"

피해 최소화 조치후 사퇴 관측

박두선(앞줄 왼쪽 세 번째)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이달 7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장기 파업 사태와 관련해 “현재의 위기를 조속히 극복한 뒤 거취를 포함해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26일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경영진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과 표명은 정치권과 조선업계에서 박 사장의 사퇴 요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이 일단 납기 지연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취한 뒤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51일간 지속된 하청지회 파업으로 세계 최대 선박 생산 시설인 1도크(dock·선박 건조장)의 진수가 5주 지연되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빚었다”며 “대규모 매출 감소 및 고정비 손실 등 피해가 막대했고 해외 고객들의 신뢰도 저하에 따른 한국 조선업계 전체에 대한 우려까지 낳는 등 그 파장이 전방위적으로 매우 컸다”고 했다. 이어 “산업계와 국가 경제에 큰 생채기를 남겼지만 대화와 중재를 통해 이달 22일 극적인 협상 타결로 이번 사태는 마무리됐다”며 “교섭 주체인 각 협력사가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했고 철저히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했다. 앞으로도 그 원칙은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근본적 개선 방안과 새로운 원하청 상생 협력 모델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와 제안에 겸허한 마음으로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기간산업과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사업장의 주요 시설에 대한 불법점거 등은 폐해가 극심한 만큼 재발하지 않도록 법적 보완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회사를 정상화해 국민 신뢰를 다시 얻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모든 경영진은 거취를 포함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하청노조와의 직접적 협상 대상자는 아니지만 파업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해 사태를 키운 만큼 책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1일간의 파업에서 공권력 투입이라는 물리적 충돌은 피했지만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은 8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하청노조는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으며 지역 경제는 파탄이 났다”며 “이번 파업으로 모두가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여당도 박 사장에 대한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박 사장이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알박기 인사’라는 점을 거론하며 “방만 경영한 경영진과 노조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올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반대에도 박 사장을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로 임명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도 “박 사장 등 경영진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는 대우조선해양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만큼 혹독한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과 같은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 인사를 경영진에 앉혀 경쟁력 강화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서둘러 매각해야 한다”며 “공공기관인 산업은행 관리하에서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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