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등 각종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내 전자·부품업계와 디스플레이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기(009150)와 LG이노텍(011070)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영업이익 모두 신장하며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LG디스플레이(034220)는 5000억 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는 27일 각각 2분기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삼성전기는 2분기 매출 2조 4556억 원, 영업이익 3601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0.6% 증가했다. 직전 분기(1분기) 대비로는 매출 6.2%, 영업이익 12.3% 감소했다. 직전 분기보다 실적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중 최대 실적이다.
회사는 산업·전장용 고용량 다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고사양 중앙처리장치(CPU)용 반도체 패키지기판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패키지 솔루션 부문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급 기판 공급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53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소형·고용량 MLCC,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 고급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하반기 서버용 FCBGA 양산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회사는 2분기에 매출 3조 7026억 원, 영업이익 289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7.2%, 영업이익은 90.8% 늘었다. 마찬가지로 직전 분기 대비로는 실적이 소폭 감소했지만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회사는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의 판매 호조, 5G 통신용 반도체 기판의 견조한 수요·생산능력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양호한 판매 흐름을 보이면서 악재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여기에 차량용 통신모듈, 모터 등 전기차·자율주행용 부품도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 광학솔루션(72%), 기판소재(25%), 전장부품(32%) 등 전 사업부문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매출 5조 6073억 원(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 영업손실 4883억 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완제품 생산과 협력업체들의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은 데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전방산업의 수요가 위축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TV 수요 둔화에 따른 LCD 패널 가격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구조 고도화, 재고 관리 등으로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통제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